리비아 재건 공동참여…유럽위기 극복 G20 정책 주도 합의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두 나라 간 전략동맹을 재확인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등 국제 문제 대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더욱 공고해진 양국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리비아 경제재건 등 새로운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미이자 양국 기업들의 기대감을 크게 하는 대목이다.

미 의회 관계자는 "한 · 미 FTA로 한국은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을 얻고,미국은 한국과의 경제동맹을 통해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두 나라의 동맹관계는 반석 위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 · 미 FTA 기업 경쟁력 높여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 · 미 FTA가 양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양국 간 상호투자가 확대돼 경제 파트너십이 증진되면 세계 시장에서 양국 기업의 경쟁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서로를 동반성장시키는 보약이 될 거란 얘기다.

그뿐이 아니다. 한 · 미 FTA는 기존의 군사동맹으로 묶인 양국관계를 경제동맹으로도 밀착시켜 동맹의 질과 결속력을 높일 것이라는 게 두 정상의 인식이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양국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바이오 연료 △기상당국 간 온실가스 저감을 검증하기 위한 탄소 추적 등 녹색성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양국 간 교육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에 시행 중인 WEST(미국 대학생 연수) 프로그램과 교사 교류사업도 늘려 나가기로 했다.

◆경제위기 극복에도 손잡아

두 정상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에 양국이 핵심적 역할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내달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이 주도적으로 국가 간 정책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 미 통화스와프에 이어 G20 회원국 간 통화스와프를 G20회의에서 두 나라가 의제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범세계적 협력과 관련,리비아 경제재건에서 한국의 역할도 논의됐다. 두 정상은 리비아의 행정역량 배양,경제능력 배양,인프라 개발,보건 개발 등에 대해 한국이 구체적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도록 했다. 필요하면 한 · 미가 협력해 리비아 협력사업을 지원해 나간다는 데도 합의했다. 리비아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이 경제재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북핵 문제에 단호 대응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 · 미사일 개발에 따른 비대칭적 위협이 현격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 미 동맹이 더욱 실효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태세를 정비하기로 했다.

또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 · 19 공동성명'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하고,북한은 이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두 정상은 2009년 6월 채택한 동맹 미래비전의 취지를 재확인하고,한 · 미동맹을 테러리즘,대량살상무기 확산,기후변화,경제위기,빈곤문제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도전에 적극 대처하는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워싱턴=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