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발표 시기를 연기했던 차세대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넥서스'를 오는 19일 홍콩에서 공개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계열 올싱스디지털(All Things Digital) 주최로 이날 개막하는 '아시아 D' 행사장에서 갤럭시 넥서스를 발표한다. 이를 계기로 애플과의 특허 싸움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다.

갤럭시 넥서스는 '넥서스 프라임'이라고 알려졌던 신제품으로 구글이 개발한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안드로이드 4.0)'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과 구글은 지난 11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CTIA 전시회에서 두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홍콩 발표장에는 신종균 사장(무선사업부장)도 참석하며 홍원표 부사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아시아 D 행사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간부들뿐만 아니라 필립 실러 애플 부사장도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삼성과 구글은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아이폰4S)에 대항하기 위해 갤럭시 넥서스를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삼성은 올 연말에는 이 신제품을 앞세워 아이폰에 맞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발매하고 한국에서도 연내에 발매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 4일 아이폰4S를 발표했고 12일 새 운영체제 iOS5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새 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성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한 '레퍼런스폰(일종의 견본제품)'이나 삼성은 연말 전략제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아이폰4S가 발표 직후의 실망스러운 반응과 달리 예약물량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삼성도 "야심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연말 정면대결이 볼 만하게 됐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모두 탑재할 수 있는 겸용 모바일 OS다. 구글은 스마트폰용 진저브레드(안드로이드 2.3)와 태블릿용 허니콤(〃 3.0)을 결합한 신제품이다. 겸용이라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호환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는 클라우드 뮤직,얼굴인식 등의 기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근 공개한 맛보기 동영상에서 '완벽한 결합''큰 것(Something Big)이 온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큰 것'은 화면이 4.65인치란 점을 의미할 수도 있고 획기적인 기능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갤럭시 넥서스 4.65인치는 아이폰4S 3.5인치보다 1인치 이상 크다. 갤럭시 넥서스는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와 근접무선통신(NFC)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아이폰4S와 다르다.

삼성이 갤럭시 넥서스를 내놓고 애플과의 특허 싸움에서 공세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잡스 사망에 따른 휴전이 끝나고 두 회사 간 싸움은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