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대출금리는 1%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회사채 금리도 거의 국채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 · 합병(M&A)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은행의 기업 신규대출 평균 금리는 연 1.129%로 집계됐다.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 예금 잔액은 600조엔(90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지만 내수침체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침체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 비용도 줄었다. 장기 지표금리인 10년짜리 국채 수익률이 연 1%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좇아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물량이 달린다. 그동안 회사채 시장의 주요 공급처였던 도쿄전력이 원전 사고 이후 추가 발행을 중단한 것도 금리를 낮춘 요인이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도쿄전력이 발행한 채권 가운데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물량은 총 5조300억엔(76조원)어치에 달한다. 공급이 달리면서 회사채 금리는 거의 국채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달 동일본여객철도가 발행한 10년짜리 회사채 수익률은 연 1.131%로 국채 대비 가산금리가 0.06%포인트에 불과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