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情)을 느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한 느낌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내 이스트룸에서 200여명의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빈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서로를 향해 각별한 우정을 표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 · 미동맹의 핵심은 아주 한국적인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정이다.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도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답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겸손해 보이고, 속은 매우 강하다. 특별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낮 미 의회에서 열린 상 · 하원 합동연설에서 약 45분의 연설 중 45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45차례의 박수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상 · 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외국 국가원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이전 최다 기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세운 26차례였다. 이 대통령이 연설 중 6 · 25전쟁에 참전했던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자 상 · 하원 의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6자회담이 북핵 문제의 진전을 이루는 유용한 수단이며 북한과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한다"며 "철저하게 현실적인 인식의 기초 아래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접근을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는 길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발전은 무엇보다 평화를 유지하고 도발하지 않겠다는 북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낮 국무부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최한 국빈 오찬에도 참석했다.

오찬에는 '피겨 퀸' 김연아,하버드 법대 첫 동양계 여성 종신교수인 지니 석(석지영) 씨,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부인인 우정은 버지니아대 학장,나이트라인 앵커인 주주 장(장현주),드라마 'ER'에 출연했던 여배우 스미스 조,하워드 고(고경주) 미국 보건부 차관보 등이 초청됐다. 이 대통령의 차녀 승연씨(38)도 가족대표로 참석했다.

워싱턴=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