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4S 출시 겨냥한 '반격 카드' 일단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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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법원, 삼성 '애플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기각
잡스 추모열기 영향 미친 듯…향후 다른 재판에 '악재' 우려
최지성 "애플 좌시할 수 없다"…내주 美법원 결정이 분수령
잡스 추모열기 영향 미친 듯…향후 다른 재판에 '악재' 우려
최지성 "애플 좌시할 수 없다"…내주 美법원 결정이 분수령
전 세계 9개국에서 전방위 특허 소송 공세를 벌이고 있는 애플에 맞서 전세 역전을 노리는 삼성전자의 시도가 일단 수포로 돌아갔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이 14일 삼성이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본안 소송과 별개로 처음 제기한 가처분 소송이었던 만큼 패소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법원 "급하게 결정할 일 아니다"
네덜란드 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양사의 로열티 협상 결렬로 빚어진 문제를 놓고 본안 소송이 아닌 가처분 소송을 통해 '긴급하게' 다룰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삼성의 핵심 통신기술 특허를 애플이 무단으로 사용했느냐,이로 인해 애플 제품 판매를 금지해야 하느냐 여부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무단으로 자사 통신기술을 사용하면서도 로열티 지급을 회피해왔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요구한 통신용 반도체 가격의 2.4%는 지나치게 높은 로열티였다며 반박했다. 표준으로 채택된 통신기술은 공정하고 차별없이 라이선스를 부여해야 하는 이른바 '프랜드(FRAND)'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법원은 이에 대해 애플 측 주장을 수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요구한 로열티 수준은 5%라는 상한선보다는 낮지만 프랜드 원칙에 비추어 보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몇 년간 애플에 로열티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가처분 신청이 필요할 만큼 사안이 시급하지 않다"고 기각 판결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의 전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 5일 사망한 것도 재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잡스 추모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아이폰4S를 비롯한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가 재판부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전연패 수렁에 빠지나
하지만 재판부가 △삼성이 주장하는 통신기술 특허 자체를 배제하지 않았고 △사안의 시급성 여부를 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본안 소송은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제품을 만들려면 삼성에 적정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다는 것도 삼성에는 가시적인 수확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비록 가처분 소송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본안 소송을 통해 애플을 계속 압박해 나갈 수 있는 공간은 확보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네덜란드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이 삼성에 뼈아픈 일격임은 분명해 보인다. 애플은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13일 호주에서도 삼성 제품을 상대로 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 결정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특허 소송의 분수령이 될 미국에서도 부분적으로 "삼성이 애플 제품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사의 발언을 이끌어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애플 주장에 대한 법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결정이 보류돼 있는 상태다. 재판을 맡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지만 애플 역시 특허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초로 예정된 미국 법원의 최종 결정에서 삼성 측이 승소할 경우 네덜란드법원 패소에 따른 수세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전시킬 수 있겠지만 그 반대 경우엔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 태블릿PC 시장이다.
한편 이날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이건희 회장을 맞으러 김포공항에 나온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 소송과 관련,"우리(특허)를 침해한 것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최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애플이 고른 위치에서 그들 논리로 페널티 킥을 찼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앞으로는 제1 거래처로 존중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우리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귀동/이태명 기자 claymore@hankyung.com
◆네덜란드 법원 "급하게 결정할 일 아니다"
네덜란드 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양사의 로열티 협상 결렬로 빚어진 문제를 놓고 본안 소송이 아닌 가처분 소송을 통해 '긴급하게' 다룰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삼성의 핵심 통신기술 특허를 애플이 무단으로 사용했느냐,이로 인해 애플 제품 판매를 금지해야 하느냐 여부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무단으로 자사 통신기술을 사용하면서도 로열티 지급을 회피해왔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요구한 통신용 반도체 가격의 2.4%는 지나치게 높은 로열티였다며 반박했다. 표준으로 채택된 통신기술은 공정하고 차별없이 라이선스를 부여해야 하는 이른바 '프랜드(FRAND)'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법원은 이에 대해 애플 측 주장을 수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요구한 로열티 수준은 5%라는 상한선보다는 낮지만 프랜드 원칙에 비추어 보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몇 년간 애플에 로열티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가처분 신청이 필요할 만큼 사안이 시급하지 않다"고 기각 판결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의 전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 5일 사망한 것도 재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잡스 추모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아이폰4S를 비롯한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가 재판부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전연패 수렁에 빠지나
하지만 재판부가 △삼성이 주장하는 통신기술 특허 자체를 배제하지 않았고 △사안의 시급성 여부를 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본안 소송은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제품을 만들려면 삼성에 적정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다는 것도 삼성에는 가시적인 수확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비록 가처분 소송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본안 소송을 통해 애플을 계속 압박해 나갈 수 있는 공간은 확보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네덜란드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이 삼성에 뼈아픈 일격임은 분명해 보인다. 애플은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13일 호주에서도 삼성 제품을 상대로 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 결정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특허 소송의 분수령이 될 미국에서도 부분적으로 "삼성이 애플 제품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사의 발언을 이끌어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애플 주장에 대한 법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결정이 보류돼 있는 상태다. 재판을 맡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지만 애플 역시 특허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초로 예정된 미국 법원의 최종 결정에서 삼성 측이 승소할 경우 네덜란드법원 패소에 따른 수세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전시킬 수 있겠지만 그 반대 경우엔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 태블릿PC 시장이다.
한편 이날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이건희 회장을 맞으러 김포공항에 나온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 소송과 관련,"우리(특허)를 침해한 것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최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애플이 고른 위치에서 그들 논리로 페널티 킥을 찼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앞으로는 제1 거래처로 존중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우리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귀동/이태명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