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4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BBB-는 투자적격 중에서 가장 낮은 신용등급이다.

S&P는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전날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지분 38%를 보유한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연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G전자의 수익성은 휴대폰 단말기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 부문의 영업적자로 올해도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폰 단말기 매출의 급격한 하락과 스마트폰 시장 늑장 대응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휴대폰 단말기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실적 부진은 이미 LG전자 주가에 대부분 반영돼 있어 이번 등급 강등은 '뒷북 조정'에 가깝다"며 "4분기까지 LG전자의 실적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LTE 폰에서 선전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해외 채권 발행을 하지 않아 등급 강등으로 직접적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의 달러 표시 채권은 지난 4월 발행한 1억7000만달러어치가 전부이며 이마저도 국내 증권사들이 모두 인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4세대 LTE 스마트폰을 내놓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해 아쉽다"며 "LTE폰이 본격 보급되면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정인설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