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 since 1868] 이기호 시계 전문 매거진 '크로노스 코리아' 편집장 "IWC는 쿨한 브랜드"
IWC가 국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40여년 동안 일관된 제품철학을 고수하며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전통의 브랜드란 점을 감안하면 꽤 의외였다.

이런 이유로 2008년 세계적인 시계 전문 매거진 ‘크로노스’의 한국판 창간을 준비하던 필자에게 IWC는 국내 시계시장의 지표 역할을 해준 브랜드였다. IWC 같은 ‘현실적인 하이엔드 브랜드’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해당 국가의 시계문화가 성숙해가고 있는 방증이란 판단에서였다. 실제 IWC의 인기는 이후 국내에서 기록적인 속도로 높아졌다. 2009년 1년간 실시한 ‘크로노스’ 독자 설문에선 ‘드림워치 1위’와 ‘만족도 높은 시계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명품시계의 아이콘이 됐다.

IWC의 매력은 무엇일까. 조지 켄 IW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크로노스’와의 인터뷰에서 “IWC는 쿨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란 답을 내놓았다. 이 간결한 설명에 필자는 적극 동의한다. 이보다 더 좋은 표현도 생각나지 않는다. IWC는 남성이 열광할 수 있는 DNA를 가진 그야말로 쿨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IWC의 강점은 무브먼트(동력장치)를 자체 생산할 뿐 아니라 최고 수준의 케이스 가공 능력을 보유하는 등 ‘기계적 완성도’를 갖췄다는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기계식 시계를 만들면서 쌓아온 이 브랜드의 고집이자 전통이다. 개성이 강한 각각의 라인을 오랜 기간 유지해온 것도 IWC의 자랑거리다. IWC는 각 라인마다 품질 좋은 엔트리 모델을 포진시켜 ‘명품 시계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턱을 낮춰주는 미덕을 발휘한다.

가장 인기 있는 포르투기즈 라인을 예로 들어 보자. 엔트리 모델은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래프(3714)’다. 1차 업그레이드 모델은 유명한 자사 무브먼트인 ‘칼리버 5000’ 시리즈가 들어간 ‘포르투기즈 7데이즈(5001)’다. 그 위에는 투르비옹 장착 모델과 고난도 기술의 결정체인 ‘그랑 컴플리케이션’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라인 내 모델은 같은 철학을 공유하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또 다른 인기 라인인 파일럿에선 ‘마크16(3255)’과 ‘파일럿 크로노그래프(3717)’로 시작해 ‘빅 파일럿(5004)’ 모델이 1차 종착점이 된다.

‘유일한 남성의 장신구’인 시계가 21세기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품질과 철학을 갖춘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IWC는 과거 기계식 시계의 면모를 유지하면서도 21세기에 맞는 모던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화려한 이탈리아 슈퍼카’라기보다는 ‘견실한 독일 스포츠카’란 비유가 더 어울리는 IWC. 기본기가 충실한 IWC는 앞으로 오랫동안 현대 시계산업의 중심에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