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 since 1868] 정밀기술·디자인·역사 갖춘 스위스 자부심…프로들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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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의 DNA
'남성의 시계'
IWC가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와 차별화된 점은 남성용 시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남녀 커플시계를 내놓고 있지만, IWC는 남성미 넘치는 시계에 주력하고 있다. IWC의 슬로건인 ‘Engineered for Men(남성들을 위해 설계된)’이 이를 대변한다.
IWC가 기계식(건전지 없이 태엽을 감아 동력을 얻는 방식) 시계만을 고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저히 ‘남성을 위한 정밀한 공학시계’ 제작을 추구하고 있다. IWC를 비롯해 까르띠에 바쉐론콘스탄틴 몽블랑 예거르쿨트르 랑게운트죄네 피아제 반클리프아펠 등 수많은 명품 시계 브랜드를 거느린 리치몬트그룹 내에서 IWC가 ‘가장 남성적인 브랜드’로 평가받는 이유다.
그런 만큼 타깃 고객 역시 시계 제조기술에 대한 감성적인 이해와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남성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근 들어 여성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IWC의 매력에 반한 여성들이 남성용 시계인 줄 알면서도 직접 착용하려고 구입한다는 얘기다. 물론 ‘내 남자’에게 선물하기 위해 IWC 매장을 찾는 여성도 많다.
'기술의 시계'
IWC의 모든 모델에는 ‘Probus Scafusia’가 새겨져 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IWC의 약속을 담은 것이란 설명이다.
IWC는 ‘시계의 심장’으로 불리는 무브먼트(동력장치)뿐 아니라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인식해 날짜를 표시하는 장치), 투르비옹(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 미닛 리피터(시·분을 소리로 알려주는 장치),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 기능의 일종) 등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장치를 꾸준히 개발·개량해왔다. 디지털 방식의 퍼페추얼 캘린더 디스플레이, 티타늄으로 제작된 초경량 투르비옹은 IWC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성과물이다. IWC는 까다롭고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체적인 전용 연구실도 운영하고 있다.
1970년대 쿼츠(건전지로 동력을 얻는 방식) 시계가 대세로 자리잡았을 때도 IWC는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를 버리지 않았다. 기계식 시계는 쿼츠 시계에 비해 제작하는 데 훨씬 더 품이 많이 든다. 결국 기계식 시계에 오롯이 매진한 것이 IWC에 ‘기술의 시계’란 타이틀을 안겨준 원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전문가의 시계'
파일럿, 항해사, 다이버…. IWC는 극한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견고한 시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첫손에 꼽는 시계 브랜드다. 1936년 IWC가 최초의 ‘스페셜 파일럿 워치’를 선보이기 전까지 비행기 조종사들은 주머니에 넣는 시계에 의존하며 비행을 했다.
IWC의 파일럿 워치는 항자기성 탈진기(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톱니바퀴를 회전시키는 장치), 내구성이 뛰어난 글래스, 선명하며 빛을 발하는 숫자 등 파일럿들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담아낸 시계였다. 스페셜 파일럿 워치는 이후 ‘빅 파일럿 워치’ ‘마크 11’ 등 IWC의 파일럿 워치 컬렉션의 기원이 됐다.
1939년 제작된 ‘포르투기즈’는 선박용 크로노미터(항해 중인 배의 위치를 천체의 높이 및 방위각을 측정해 산출하는 시계) 수준의 정확도를 갖춘 손목시계였다. 항해사들이 이 시계에 매료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심 200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아쿠아 타이머’는 1967년 첫선을 보이자마자 ‘다이버들의 로망’이 됐다. 포르투기즈와 아쿠아 타이머는 지금까지도 IWC의 대표적인 라인으로 전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