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4S 판매금지 작전 실패하나…애플 상대 소송 네덜란드서 기각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벌인 애플과의 소송전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애플의
아이폰4S 출시 직후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데이터 처리 관련 특허 침해를 이유로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던 삼성의 행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자사의 3G 통신 기술특허를 침해한 것이라며 판매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소송 4건 모두에 대해 기각했다.

헤이그 법원은 이날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사용한 삼성의 'CDMA 기술(European 3G/UMTS-telefonie)'은 유럽 통신표준연구소(ETSI)의 규정 상 표준화된 '필수 특허 기술'"이라며 "이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그리고 비차별적인(FRAND) 방식'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웹사이트(rechtspraak.nl)를 통해 밝혔다.

법원은 이어 "삼성은 1988년에 '프렌드 선언'을 하며 이 기술의 특허 사용권을 프렌드 방식으로 제공할 것임을 밝혔다"면서 이에 따라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제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애플의 반소도 기각했다.

앞서 미국 법원은 13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은 일부 인정했지만 애플이 내세운 기술 특허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판결을 연기했다. 독일 · 네덜란드에 이어 호주에서도 승리를 거뒀던 애플의 연승 행진에는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 판결로 삼성-애플 소송전은 다시 애플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라는 게 업계의 풀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한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9개 나라에서 약 30건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