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이채원 "성장파티는 끝났다…맞춤옷 입어라"
"저평가되고 귀하고, 소외된 자산에 투자하란 투자원칙에 충실하십시오. 끝없이 성장하는 그로스(성장) 파티는 끝났기 때문에 내년 이후 증시에선 손에 잡히는 '가치'가 대접받을 시기가 올 것입니다."

'2011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투자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강연에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내년 이후 가치주가 부각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순환적 성장이 둔화되면서 내재가치 구성요인 가운데 성장 가치보다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보다 각광받을 것이란 주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성장한 한국 기업의 이익은 점차 성장성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선진국 경기침체로 당분간 수출기업의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00대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재작년 63.4%에서 작년 52.7%, 올해 20.0%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12.8% 증가할 전망이지만, 추가적인 이익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업이익 모멘텀 둔화와 함께 증시를 둘러싼 패러다임이 성장에서 분배, 수출에서 내수,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겨가면서 성장주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이후 최근 4년간 규제 등으로 피해를 입은 내수, 공기업 및 중소기업등의 '패자부활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성장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익가치가 높은 주식, 지주사 및 자산주 내 반등하는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 신성장주에 각각 40·30·30의 비율로 자금을 분배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내년에 환율과 시장이 안정되면서 우량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지주사, 자산주 내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기업, 신(新) 시장 수요를 창출하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신성장주 후보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PBR을 기준으로 설정한 독자적인 지표인 대형주의 중소형주 대비 프리미엄 순환 흐름에 비춰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사장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형악재로 대형주 프리미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프리미엄이 작년 10월 역사적 고점인 131%까지 확대된 후 점차 하락해 지난달 119% 수준으로 낮아진 데 비춰 내년 이후에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이 1998년 이후 평균치(64.3%) 수준으로 수렴할 전망인 만큼 경기민감도가 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다는 관측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치투자는 위험은 최소화하고 적정수준의 수익을 얻는, '잃지 않는데 초점을 맞춘 투자'"라며 "투자는 맞춤형 옷과 같이 사람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운용 자금과 본인의 성격에 맞는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2011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이채원 "성장파티는 끝났다…맞춤옷 입어라"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