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한ㆍ미FTA 발효되면 실질 GDP 5.66% 증가
미국 의회가 최근 한 · 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비준함으로써 이제 우리나라 국회에서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놨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돼 왔던 한 · 미 FTA가 5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비준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지만 양국이 얻는 이득이 막대한 만큼 조속한 처리를 바라는 여론이 크다.

그렇다면 한 · 미 FTA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10개 연구기관이 최근 공동 분석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5.6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하락과 소비자 선택 폭 확대 등에 힘입어 소비자 후생도 321억9000만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도 향후 15년간 연평균 31억7000만달러 늘어나 무역수지 흑자 폭도 27억7000만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도 수출 증대,생산성 향상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35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이들 연구기관은 내다봤다.

경제 효과를 산출하기 위한 분석 방법으로는 '연산가능한 일반 균형(CGE) 모형'이 사용됐다. 유럽 경제통합에서부터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까지 모든 형태의 경제 통합에 따른 효과를 추정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CGE 모형은 투입-산출 모형과 일반균형이론을 수리 · 계량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각 산업과 부문별로 수요 · 생산함수를 도출하고 여기에 투입 · 산출 모형을 사용해 전체 거시모형을 구축한다.

CGE 모형은 경제 현실을 보다 잘 설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돼 왔다. 1세대 정태적 모형에서 2세대 불완전경쟁 모형을 거쳐 현재 동태모형인 자본축적모형에 이르고 있다. 자본축적모형은 FTA와 같은 경제적 충격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일부가 투자되고 다시 국민소득을 늘리는 연속적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반영한다.

한 · 미 FTA로 인한 실질 GDP 증가율인 5.66%도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완료돼 새로운 균형 상태에 도달하는 기간을 계산한 수치다. 관세 감축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면 이 가운데 일부가 다시 투자돼 생산 능력이 커진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