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中心' 잡기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154만명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1만명보다 17%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1~7일)에는 사상 최대인 5만30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중국인이 우리나라를 찾는 이유는 한류문화 체험에서 식도락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쇼핑이다. 좋은 것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그들의 스타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재방문 의사를 밝힌 중국인 관광객 수는 79%였다. 이는 88%였던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수치다. 우리가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관광상품 개발 및 홍보로 관광산업이 제아무리 진화한다 하더라도 관광객들의 첫인상과 나중 인상이 다르다면,그것은 일회성 관광에 그칠 것이다.

단적으로 우리 것을 살리고 우리의 장점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거대한 중국의 스케일을 좇으려 한다면,우리의 화려함은 빛 좋은 개살구로 바뀌어 오히려 비교만 될 뿐이다. 결국은 그들에게 선보일 독자적인 우리만의 코드가 필요하다. 가장 한국적인 멋,섬세함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재직했던 워커힐호텔의 경우,관행적으로 공연했던 외국 쇼에 대한 답습을 버리고 우리의 콘텐츠를 현대적 기법과 조화시켜 민속 공연을 연중 선보이고 있다. 장면에 따라 꽃 향기를 객석 가득 퍼지게 분사하거나 실제 폭포수로 무대 전면을 채우고,극장 천장에서 객석까지 하강하는 실버 브리지와 샹들리에를 활용하는 등 단순히 시청각적인 요소에서 더 나아가 오감(五感)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반응은 단연 뜨겁다.

또한 서비스 면에서도 우리가 가진 친절함과 섬세함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호텔을 찾았던 관광객들의 감사 편지에서 실로 작은 것에서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서비스의 매력임을 실감한 적이 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이 목이 말라 프런트데스크에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을 묻자 직원이 어디론가 가더니 생수 두 병을 직접 구해와 전해주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친절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관광은 서비스산업이다. 작고 섬세한 배려의 시작이 고객의 큰 편의와 감동을 가져옴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작은 것에서부터 고객의 편의를 읽어내는 눈을 가져야 한다.

결국 우리에게 우선돼야 할 것은 새로운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에 더해 우리나라를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기억시키는 것이다. 한번 한국을 찾은 이들이 다시금 찾아와 또 다른 우리 것을 경험하고,자기네 나라로 돌아가 우리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하는 것.해답은 외국인의 공감을 이끌어낼 한국적인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를 알리고 체험하게 하는 것,그것이 곧 해법이다. 중국의 마음(中心)을 잡기 위해서는 우리의 중심(中心)을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