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약화ㆍ실업률 상승…지하경제는 GDP 2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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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부 - '복지 버블'에 무너진 유럽
신규고용·해고 힘든 노동법
'놀자 먹자' 분위기…성장 저해
신규고용·해고 힘든 노동법
'놀자 먹자' 분위기…성장 저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0%로 예상했다. 이탈리아(0.4%) 스페인(0.8%) 등도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저성장은 세금을 거두기 어려운 지하경제와 강성 노조로 인해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는 세금을 내지 않고 정부 규제를 피해 이뤄지는 모든 경제행위를 말한다.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 교수는 그리스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21.2%,스페인은 19.1%에 달한다. 영국(11.0%)이나 미국(7.0%)의 두세 배는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감세정책을 펴왔다. "재정이 파탄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한스 베르너 진 뮌헨대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은 모두 노조가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이들에게 많은 권한을 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자유롭지 못하고,연금과 의료보험 등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큰 것이 특징이다.
남유럽 국가들은 근무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그리스의 경우 직장인들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2~3시면 퇴근한다. 그리스인들은 점심식사는 퇴근 후 하지만 출근 직후 1~2시간 정도 아침식사 겸 티타임을 갖는다. 이들의 실질 근무시간은 4~5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맞벌이 부부가 초등학생 자녀가 있으면 낮 12시30분에 퇴근이 가능하다. 이탈리아는 초등학생이 하교할 때 반드시 부모 중 한 명이 데리러 오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원할 경우 고용주는 노동법에 따라 이들을 일찍 퇴근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제조업 기반 약화는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페인의 지난해 실업률은 2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그리스(12.5%) 이탈리아(8.5%)도 높은 실업률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로마제1대학 산하 국제경제리서치센터(CIDEI)의 주세페 데아르칸젤리스 교수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갉아먹는 이런 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정치권이 표를 얻기 위해 노동계와 결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경제 구성원 모두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이 같은 저성장은 세금을 거두기 어려운 지하경제와 강성 노조로 인해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는 세금을 내지 않고 정부 규제를 피해 이뤄지는 모든 경제행위를 말한다.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 교수는 그리스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21.2%,스페인은 19.1%에 달한다. 영국(11.0%)이나 미국(7.0%)의 두세 배는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감세정책을 펴왔다. "재정이 파탄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한스 베르너 진 뮌헨대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은 모두 노조가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이들에게 많은 권한을 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자유롭지 못하고,연금과 의료보험 등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큰 것이 특징이다.
남유럽 국가들은 근무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그리스의 경우 직장인들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2~3시면 퇴근한다. 그리스인들은 점심식사는 퇴근 후 하지만 출근 직후 1~2시간 정도 아침식사 겸 티타임을 갖는다. 이들의 실질 근무시간은 4~5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맞벌이 부부가 초등학생 자녀가 있으면 낮 12시30분에 퇴근이 가능하다. 이탈리아는 초등학생이 하교할 때 반드시 부모 중 한 명이 데리러 오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원할 경우 고용주는 노동법에 따라 이들을 일찍 퇴근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제조업 기반 약화는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페인의 지난해 실업률은 2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그리스(12.5%) 이탈리아(8.5%)도 높은 실업률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로마제1대학 산하 국제경제리서치센터(CIDEI)의 주세페 데아르칸젤리스 교수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갉아먹는 이런 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정치권이 표를 얻기 위해 노동계와 결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경제 구성원 모두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