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경기 침체는 경쟁이 없기 때문에 생겨났다. "

루이지 카제로 이탈리아 재무부 차관(53)은 지난 13일 로마 마스타이광장에 있는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탈리아가 낮은 경제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경쟁을 싫어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사회주의 색채가 강해 비슷한 업종의 가게들이 연합해 운영시간을 똑같이 맞추고,지방정부가 택시 운전기사들의 라이선스 발급 숫자를 제한하는 공급자 중심 경제체제"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을 0.4%로 전망했다.

카제로 차관은 그러나 국가부채 때문에 구제금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포르투갈과는 체질이 다르다"며 "구제금융을 받을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 규모는 1조9000억유로다. 재정위기 진원지로 불리는 그리스(2240억유로)의 9배에 가깝다.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심화할 경우 이탈리아 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유럽 은행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무디스는 지난 4일 부채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원하지 않아도 (긴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희생이 필요한 시기"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들 대다수도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로마=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