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잡스는 힘들 때 위로해준 친구…경쟁자이지만 情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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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 참석…팀쿡과 '스탠퍼드 회동' 주목
이재용·잡스 '특별한 인연'
2005년 큰 거래 있었는데 저녁 함께 할 정도로 친해져
특허분쟁 돌파구 열리나
삼성·애플 모두 소송戰 부담…장기적으로 '해법' 찾을 듯
이재용·잡스 '특별한 인연'
2005년 큰 거래 있었는데 저녁 함께 할 정도로 친해져
특허분쟁 돌파구 열리나
삼성·애플 모두 소송戰 부담…장기적으로 '해법' 찾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16일(현지시간) 회동에 전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외형상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을 빌린 것이지만,실질적으로는 공식 회동으로 봐야 한다. 최대 관심사는 6개월째 벌이고 있는 특허전쟁이 '의제'로 다뤄질 것이냐다.
◆팀 쿡,왜 초청했을까
이 사장은 16일 밤 추도식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잡스와의 추억을 기자들에게 얘기했다. 이 사장은 "잡스는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었지만 한 번 믿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었다"며 "까다로운 고객이자 경쟁자이지만 어느 새 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제일 먼저 전화해서 위로해 주기도 했다"며 "2005년에는 큰 거래가 있었는데 집에서 저녁을 함께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떠올렸다.
업계 안팎에선 특허 소송으로 갈등이 최고조인 시점에 쿡이 이 사장을 직접 초청한 만큼 추도식 이후 양사 최고 경영진 간 별도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뭐가 의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쿡의 애플이 사실상 삼성에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 이유는 특허소송전에서 애플이 처한 상황이 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다. 네덜란드에서는 삼성전자가 제기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시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외견상 애플이 '전승'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각각의 판결 내용을 따지고 보면 애플 입장에선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다. 외관 디자인을 문제삼은 특허공세는 독일법원을 제외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은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 디자인과 유사한 것은 인정되지만 애플의 의장 특허가 유효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관계자는 "네덜란드 법원이 우리가 제기한 판매금지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통신특허에 대해선 애플이 로열티를 내야 할 것으로 봤다"며 "즉,우리가 애플로부터 특허료를 받아낼 수 있는 공격적 입장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
하지만 애플이 9개국에 걸쳐 펼쳐 놓은 특허소송 대열과 최근 법정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태도를 감안하면 이번 만남만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가 당분간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상대를 향해 달려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애플은 지난 4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첫 소송을 낸 이후 독일 · 네덜란드 · 호주 법원에 삼성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삼성전자도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지난 5일 프랑스,이탈리아 법원에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며 공세로 전환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내놓으며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통신기술 특허는 취약하다. 경우에 따라 거액의 로열티를 계속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공격해 유리한 조건에 자사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UI) 특허를 인정받으면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쉽사리 타협하기 힘든 상황이다.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면 당장 갤럭시탭과 갤럭시S 외관을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꿔야 하고 '카피캣(모방꾼)'이란 애플의 지적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극한 대립은 양사 모두에 해악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두 회사가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양사가 입게 될 부담도 만만찮다. 애플 입장에선 삼성전자를 지나치게 몰아붙일 경우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특허분쟁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당장 모바일 기기 매출에 타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와 관계없이 "애플을 모방했다"는 이미지가 전 세계에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애플과의 소송전이 시작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통신특허기술에 대한 로열티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열티 협상만 이뤄진다면 지금 9개국에서 벌이는 특허소송을 무리하게 끌고 갈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조귀동/강영연 기자 claymore@hankyung.com
◆팀 쿡,왜 초청했을까
이 사장은 16일 밤 추도식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잡스와의 추억을 기자들에게 얘기했다. 이 사장은 "잡스는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었지만 한 번 믿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었다"며 "까다로운 고객이자 경쟁자이지만 어느 새 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제일 먼저 전화해서 위로해 주기도 했다"며 "2005년에는 큰 거래가 있었는데 집에서 저녁을 함께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떠올렸다.
업계 안팎에선 특허 소송으로 갈등이 최고조인 시점에 쿡이 이 사장을 직접 초청한 만큼 추도식 이후 양사 최고 경영진 간 별도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뭐가 의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쿡의 애플이 사실상 삼성에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 이유는 특허소송전에서 애플이 처한 상황이 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다. 네덜란드에서는 삼성전자가 제기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시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외견상 애플이 '전승'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각각의 판결 내용을 따지고 보면 애플 입장에선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다. 외관 디자인을 문제삼은 특허공세는 독일법원을 제외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은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 디자인과 유사한 것은 인정되지만 애플의 의장 특허가 유효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관계자는 "네덜란드 법원이 우리가 제기한 판매금지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통신특허에 대해선 애플이 로열티를 내야 할 것으로 봤다"며 "즉,우리가 애플로부터 특허료를 받아낼 수 있는 공격적 입장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
하지만 애플이 9개국에 걸쳐 펼쳐 놓은 특허소송 대열과 최근 법정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태도를 감안하면 이번 만남만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가 당분간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상대를 향해 달려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애플은 지난 4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첫 소송을 낸 이후 독일 · 네덜란드 · 호주 법원에 삼성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삼성전자도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지난 5일 프랑스,이탈리아 법원에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며 공세로 전환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내놓으며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통신기술 특허는 취약하다. 경우에 따라 거액의 로열티를 계속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공격해 유리한 조건에 자사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UI) 특허를 인정받으면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쉽사리 타협하기 힘든 상황이다.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면 당장 갤럭시탭과 갤럭시S 외관을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꿔야 하고 '카피캣(모방꾼)'이란 애플의 지적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극한 대립은 양사 모두에 해악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두 회사가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양사가 입게 될 부담도 만만찮다. 애플 입장에선 삼성전자를 지나치게 몰아붙일 경우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특허분쟁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당장 모바일 기기 매출에 타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와 관계없이 "애플을 모방했다"는 이미지가 전 세계에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애플과의 소송전이 시작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통신특허기술에 대한 로열티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열티 협상만 이뤄진다면 지금 9개국에서 벌이는 특허소송을 무리하게 끌고 갈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조귀동/강영연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