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즐겁다] 내리막 경사에선 지면·어깨 평행하게
골프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단 한 번의 샷일 수 있다. 샷이 일정하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미스샷의 대가가 너무나 크다. 모처럼 굿샷을 연발하며 ‘베스트 스코어’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다 ‘삐끗’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마추어의 미스샷은 미스샷을 낳는다. 잘못된 샷은 반드시 볼의 위치를 좋지 않는 곳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트러블 지역에서 치는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내리막 경사에서 치는 요령

아마추어 골퍼들은 내리막 경사지에서 하는 샷을 어려워한다. 내리막 경사지 샷에서 아마추어들이 가장 자주 범하는 실수는 평지에서처럼 샷을 한다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샷을 하듯이 볼을 한 가운데 놓고 친다. 평상시에도 뒤땅치기를 밥 먹듯 하는데 경사지에서는 아예 볼을 맞히지 못하기도 한다.

내리막 경사지 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면과 어깨를 평행하게 맞추는 것이다. 평지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치면 무조건 뒤땅치기가 나온다. 다음은 볼의 위치다. 내리막 경사에서 볼은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발 쪽에 오게 마련이다. 오른발 어디쯤에 놓아야 할지는 연습 스윙을 해서 파악하도록 한다. 볼 바로 앞에서 연습 스윙을 해 클럽이 떨어지는 지점을 예상한다. 클럽 선택은 한 단계 긴 클럽을 택하고 그립을 짧게 잡은 다음 70~80%의 스윙을 하도록 한다. 이렇게 경사지에서처럼 ‘풀스윙’을 하지 않고 4분의 3만 스윙하는 ‘스리쿼터 스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습장에서도 이런 샷을 가끔 연습해 둘 필요가 있다.

내리막 경사에서는 대부분 슬라이스가 난다. 친 볼이 우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목표 지점보다 왼쪽을 봐줘야 한다. 클럽이 길수록 더 왼쪽을 보도록 한다.

내리막 경사지에서는 백스윙을 길게 해주면 안 된다. 클럽을 바로 들어서 볼을 직접 맞혀야 한다. 피니시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짧게 끊어 치면 된다.

경사지에서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은 ‘헤드 업 금지’다. 클럽을 선택하고 어드레스를 취했다면 절대로 머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

◆디보트홀에 빠지면 어떻게 치나

잘 친 볼도 디보트홀(자국)에 자주 들어간다.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디보트홀에 갇혔다면 정말 억울한 일이다. 디보트홀에 들어간 볼은 그대로 쳐야 한다.

디보트홀에 빠진 볼은 그립을 짧게 잡고 쳐야 한다. 잔디에서는 뒤땅을 쳐도 잔디 탄력을 받아 볼을 치고 나갈 수 있지만 맨땅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립을 짧게 잡는 대신 클럽은 한두 단계 긴 것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맨땅에서는 그립을 짧게 잡아도 거리 손실이 덜하므로 보통 때처럼 클럽 선택을 해도 괜찮다. 단 디보트홀에서는 볼부터 정확히 맞혀야 한다. 그러다 보면 평소보다 거리가 더 난다.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 한 클럽 길게 잡되 백스윙을 절반만 한 채 정확한 컨택트에 집중한다. 디보트홀에서 스윙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손목 코킹이 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디보트홀에서는 대부분 볼을 칠 때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면 손목이 풀리게 된다.

또 왼쪽 다리의 벽이 무너지거나 체중이 오른발 쪽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이 상황에서는 몸이 조금만 흔들려도 온전한 스윙이 나오지 않는다.

◆나무를 피해 ‘레이업’ 하는 요령

티샷이나 아이언샷이 잘못돼 볼이 나무 아래에 떨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볼을 나무와 나무 사이로 꺼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잘못 치면 나무에 맞아 탈출에 실패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탈출하면 좋고, 못해도 어쩔 수 없다’는 요행을 바라고 샷을 해서는 안 된다.

볼을 나무와 나무 사이로 빼려면 볼이 직선으로 나가게 해야 한다. 조금만 좌우로 빗나가도 나무를 맞힌다. 백스윙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볼을 치고 난 뒤 클럽헤드가 다시 안쪽으로 들어온다. 이 경우 볼이 반듯하게 나갈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나무를 맞고 엉뚱한 방향으로 퉁겨나간다. 나무 사이를 뚫고 나가려면 백스윙할 때 클럽헤드를 직선으로 빼줘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