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회계 처리 문제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며 이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셀트리온은 지난 15일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가가 9.29%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맡고 있는데 두 회사의 재무제표가 맞지 않아 셀트리온의 실적 실체 여부가 문제된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계상 오해"라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일부 마케팅파트너의 계약 중에는 임상시험 실패 시 환불 조항이 걸려있는데 이 경우 매출을 회계 상 장기선수금으로 잡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 규모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개발사와 판매사를 나눈 것은 리스크 분담을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밝혔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17일 "셀트리온의 회계 문제는 이미 대부분의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시제품의 계약판매 과정에서 계약조건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가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실적 관련 리스크는 해결될 것"이라며 "다음달 말로 임상시험 완료가 예정된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CT-P06)와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CT-P13)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임상완료 이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각국 허가기관의 검토를 받은 뒤 2012년 상반기에는 한국, 남미,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2013년에는 동유럽, 2014년에는 윫연합(EU) 전체 국가에서 상업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 가능성 등 셀트리온에 대한 긍정적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주가 급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권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셀트리온의 회계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4월부터 반년 가까이 제기됐던 리스크 요인"이라며 "회계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오는 11월~12월에 임상시험이 종료되는 바이오시밀러 두 종의 진행이 순조로워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과도한 우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합성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대결에서 이미 확인된 바와 같이 '보다 빨리, 보다 싸게, 보다 많이' 생산해 내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생산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은 현재 오송생명과학 단지 내에 7000리터급의 생산 시설 준비를 마쳤고, 삼성전자는 합작사를 통해 2013년까지 3만리터급의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인데 반해 셀트리온은 생산능력 5만리터급 1공장에 이어 올해는 9만리터급 2공장의 준공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