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안에 따른 소비자 체감경기 하락이 소비자 지수에도 반영되고 있다.

17일 이마트에 따르면 소비자 실질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한 '이마트 지수'는 3분기에 99.0을 기록했다. 2분기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마트 지수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 여부를 따져 소비자 경기 호불황 여부를 판단하는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100이상이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비가 호전됐음을, 100이하이면 악화됐음을 나타낸다.

세부 항목별로는 의(依)생활 지수가 98.4, 식(食)생활 지수가 99.0를 기록했다. 주(住)생활 지수는 99.7, 문화(文化)생활 지수는 98.6로 전지수가 100미만을 나타냈다.

지난 8월 올해 최고치인 5.3%를 기록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사상 최대의 전세대란 등 가계 부담으로 인한 소비자 체감경기 하락이 실질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2011년 3분기에는 신선식품 공급량 부족에 따른 물가 인상과 전세가 비중이 크게 오르는 등 소비자 가처분 소득 감소 요인이 증가해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4개월 연속 동결하는 등 경기 불안에 대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1분기에 이어 다시 이마트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져 소비자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3분기 이마트 지수 99.0 기록…6개월 만에 100 미만
구체적으로는 신선식품의 공급이 감소했고 대신 대체 소비가 늘어났다. 이상 기온으로 농산물과 수산물의 공급이 감소했고 구제역으로 인한 국내산 돈육 또한 감소했다. AI 여파로 인한 계란 공급 감소 등 농수축산물 전반에 걸친 공급 감소가 물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국산 과일은 수박 73.2, 포도 95.5로 소비가 줄었으나 수입 오렌지 421.8, 수입 망고 367.2, 수입 메론 303.2로 수입과일은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 수산물 소비가 줄어든 대신 냉동 고등어 176.6, 냉동 오징어 111.6, 동태 100.5를 기록했다. 축산물 역시 국산 돈육은 75.5로 소비가 줄었으나, 이를 대체한 수입 돈육은 608.8, 우육은 113.6로 소비가 늘었다. 생산량이 줄어든 계란도 92.5로 소비가 줄어들었다.

올해 여름은 비가 특히 많이 내려 여름 시즌 가전인 냉방 제품의 소비와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 여름을 대표하는 상품들의 소비 또한 줄었다. 반면 간편하게 사용하는 바캉스 용품 소비는 늘어났다.

에어컨 58.1, 선풍기 86.3, 냉장고 76.3로 소비 감소를 보인 반면, 제습제는 108.7로 소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스크림과 이온음료도 각각 78.3과 90.7로 소비 감소를 보였다.

이른 추석으로 인해 생육이 늦어진 과일세트는 수요가 감소했지만 충분한 공급으로 가격이 낮아진 한우세트는 큰 증가를 보였다.

사과세트 96.3, 사과/배 혼합세트 85.4로 수요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한우 갈비세트 143.3, 한우 냉장 세트 130.0으로 큰 수요 증가를 기록했다. 통조림세트가 97.1로 수요감소를 보인 반면, 커피세트 122.0, 조미료세트 116.1, 생활용품세트 103.9로 수요가 늘어났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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