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8일 연속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유럽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둔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양대산맥인 미국과 중국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어 증시 전문가들이 화색을 띠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1% 증가해 시장 예상치(0.7%)를 웃돌았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앞서 발표된 9월 미국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도 10만3000명 증가해 예상치(6만명)를 크게 웃돌았고,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비제조업 지수도 예상치를 넘어서 미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사그라들고 있다.

전배승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8월 미국 소매판매 수치도 기존 0.0%에서 0.03%로 상향 조정됐다"며 "최근 고용지표 개선과 더불어 양호한 소매판매 흐름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부터 나온 지표를 통해 경기침체나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해 증폭됐던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가 현 지수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주요 선진국들은 2008년과 2009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절대 수치도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도 긴축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발표예정인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에 대한 기대심리를 강화시켜줄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수요를 보완하고 모멘텀(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 밖에 없다"며 "중국 경제를 보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어 시각을 보다 긍정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중국 물가는 5%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연말 4%대까지 내릴 가능성도 있다"며 "지급준비율과 금리의 추가 인상을 중단한 현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태진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세계 경제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번 주 발표될 매크로 지표들도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매크로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도랠리를 넘어서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고점(1854.28)에 다다른데다 글로벌 정책 당국의 불협화음을 이유로 보수적인 대응을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전망이 추가적으로 악화되지는 않겠지만 경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의회 합의 여부가 추가적인 모멘텀 강화에 필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 글로벌 증시가 모두 박스권 상단에 위치한 상황에서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다만 박스권 상단에 근접할 수록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1800선 중반에서는 부분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도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