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독일금속노조(IG메탈)가 독일 기업의 미국 현지공장의 경영 활동에 대한 간섭과 압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IG메탈은 노조 대표단을 미국 현지에 파견,미국 철강노조(USW)와 공동으로 미국 내 독일 기업들의 근로여건 개선을 요구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16일(현지시간) "IG메탈이 노조 대표단을 미국 앨라배마에 파견해 USW와 공동으로 티센크루프 미국 공장의 근로조건 개선을 추진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IG메탈 대표단은 USW와 함께 티센크루프 앨라배마 공장이 미국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현지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을 파악하기로 했다.

독일 노조가 독일 기업의 미국 공장까지 쫓아가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한 압박에 나선 것은 미국 기업이 독일 기업보다 근로자 처우가 나쁘고,사측이 각종 협상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틀레프 베첼 IG메탈 위원장은 "단 한 건의 노동법 위반 사항이 나와도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2007년 USW와 IG메탈을 비롯해 영국의 제조업 노조인 아미쿠스 등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환경에 맞서기 위한 '글로벌 슈퍼노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여러 차원에서 노조들이 정책공조를 해왔다.

IG메탈이 미국까지 따라가 노조활동을 넓히자 다임러 폭스바겐 등 미국에 공장을 세운 다른 독일 기업들로도 불똥이 튀게 됐다.

한델스블라트는 "다임러와 폭스바겐이 전통적으로 노조활동에 적대적인 미국 남부지역에 현지 공장을 마련했는데 독일 노조가 미국까지 쫓아와 활동하는 바람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