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에 흠집이 생겨 재생할 수 없는 DVD를 1시간 만에 고쳐주는 회사,반딧불 빛 1만분의 1 수준의 반짝임을 측정하는 회사.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초소형 최강 기업'이라는 제목으로 규모는 작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중소업체들을 소개했다.

군마현 기류시(桐生市)의 니시(西)공업은 지난해 세계 편광판 장비 시장에서 80%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편광판은 LCD(액정표시장치)를 투과한 빛을 조절하는 두께 0.3㎜의 초박막 특수 필름으로 TV 모니터와 노트북 휴대폰 등의 핵심 부품이다. 편광판 제조 기술의 핵심은 수지 필름에 주름과 얼룩이 들어가지 않도록 균형 있게 펴주는 것이다. 색이 골고루 배도록 천을 가공하는 염색 기계 원리와 비슷하다. 원래 염색기 전문 제조업체였던 니시공업은 오랫동안 쌓은 염색 기술을 활용,1997년 편광판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기전자업체 '엘므'는 긁히거나 손상된 DVD · CD 등 광디스크의 표면을 단시간에 고쳐주는 기계를 개발했다. 종전엔 반도체 연마제를 디스크에 일일이 발라 하루 정도 놔둬야 했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한번에 50장의 디스크를 1시간 만에 깨끗하게 고쳐주는 제품을 선보이며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센다이시의 도호쿠(東北)전자산업은 공기 중 물질이 산소와 접촉해 열화하면서 반짝이는 미세한 현상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반딧불 빛 1만분의 1 수준의 발광 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이 장치는 우주선과 신무기 제조 등 첨단 기술에 활용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제품 구입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이들 업체가 일본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