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쎌, 플렉서블 PCB 양산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부품업체 하이쎌(대표 윤종선)이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연성 회로기판(FPCB)을 상용화하면서 플렉서블 인쇄전자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반도체 공정인 노광 · 에칭 · 현상 등을 거치지 않고 전자회로(PCB)를 마치 종이에 찍어내듯 제조하는 첨단 인쇄전자 기술을 이용해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FPCB의 대량 양산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 측은 휴대폰 PC 등 전자제품 속에서 전기적 신호를 연결하는 전자회로기판의 축소화 경향에 발맞춰 일반 다층기판보다 훨씬 크기가 작고 아주 세밀한 회로로 직접화 가능한 양면 형태의 FPCB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자회로기판에 적용한 인쇄전자 기술은 휴대폰 폴더처럼 휘어짐이 심한 부위에서 전자회로를 구성할 수 있어 미래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시대를 열어가는 선도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초박형의 휘어지는 필름전지를 개발,스마트폰 구동에 성공하는 등 인쇄전자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최근엔 실내 조명과 LCD 모니터의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초박형 고휘도 백라이트 유닛(BLU)을 상용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윤종선 대표는 "인쇄전자 기술은 휘어지는 필름전지는 물론 첨단 LED(발광다이오드) 조명,능동형 전자태그(RFID),전자종이,휘어지는 전화기 등 실로 다양한 용도로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지속적인 연구 · 개발을 통해 이 분야 글로벌 부품업체로 변신하는 게 하이쎌의 목표"라고 말했다.

1989년 설립된 하이쎌은 TFT-LCD에 들어가는 광기능성 필름인 BLS(Back Light Sheet)를 연간 2억여장 생산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연간 4000만장의 BLS를 생산하는 중국 현지법인 하이써 공장도 풀가동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 같은 인쇄전자 기술을 이용해 올해 말까지 매출액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