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코킹 안 하고 팔 몸에 붙인 채 '보디 턴 스윙'
"와! 어쩌면 저리 스윙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 최나연의 스윙을 접한 갤러리들은 최나연의 부드러운 스윙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툭' 대는 것 같은데 그가 친 볼은 빨랫줄처럼 날아가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골프의 LPGA 100승 신화를 완성한 최나연의 심플하면서 부드러운 스윙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에 아버지 최병호 씨를 따라 골프연습장을 찾았다가 골프에 입문한 최나연은 초창기 일반 아마추어 골퍼처럼 여러 프로들을 전전하며 배웠다. 어린 시절 스윙을 형성해 준 사람은 KPGA 투어프로 출신의 조도현 씨로 9년가량 최나연을 가르쳤다. 조씨는 "팔을 몸에 붙이도록 해 스윙플레인을 간단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어렸을 때부터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힘을 쓰는 스윙을 배웠다"고 말했다.

최나연의 스윙을 보면 거의 손목 코킹을 하지 않는다. 사진?Q를 보면 테이크백 자세에서 손목이 꺾이지 않은 채 어깨 회전으로 클럽을 들어올리고 있다. 최근 스윙의 트렌드가 된 '보디턴 스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씨는 "손목을 많이 쓰지 않으면 그만큼 방향성이 좋아진다. 코킹을 자제하면 거리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단점으로는 많은 대회를 뛰면서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것들이다. 조씨는 "이달 초 만났을 때 체중이 앞으로 쏠리고 손으로 엎어치려는 경향이 생겨 이를 바로잡았다"고 했다.

최근 최나연의 스윙 코치인 로빈 사임스(아일랜드)는 "최나연은 크지 않은 체구인데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스윙을 구사해 최대의 헤드 스피드를 이끌어내는 강점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사진?R을 보면 상체의 꼬임이 최대로 이뤄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임스는 또 "임팩트 시점에서 헤드 페이스가 뉴트럴(중립)을 이뤄 볼이 똑바로 날아간다. 이런 스윙 덕분에 페이드,드로,로샷,하이샷 등 다양한 구질을 편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T를 보면 머리가 고정된 상태로 볼을 보고 있어 정확한 임팩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임스는 단점으로 "드로나 페이드 구질은 실수가 나도 한 방향으로 나지만 최나연은 구질이 스트레이트여서 양 방향으로 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경빈 J골프 해설위원은 "무리하지 않아 고장날 염려가 없고 샷의 일관성이 있는 게 최나연의 강점"이라며 "청야니는 힘으로 치기 때문에 볼이 들쭉날쭉할 때가 많은데 최나연은 그런 게 없다"고 분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