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5년 전 사회공헌기금으로 1000억원을 내놓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백지화할 방침이다. 금융계에선 론스타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에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론스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더라도 10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17일 말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국민은행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은 뒤인 2006년 4월 기자회견을 열어,한국 정부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1000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론스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론스타가 당시에 비해 외환은행 매각대금이 줄어들었고 당시 발표는 국민은행으로의 외환은행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기금 출연 계획이 현재는 유효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6년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맺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에서 단가는 1만5400원.총 매각대금은 6조4180억원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맺은 계약에선 단가가 1만3390원으로 낮아졌고 총 매각대금은 4조40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11월 말 이전에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지분 강제매각 처분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날 론스타에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명령에 대한 사전 통지를 하고 오는 24일까지 론스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금융위는 25일 이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결과를 보고받은 후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시키도록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로 금감원의 적격성 심사결과는 사실상 나와 있는 상황이며 론스타가 대주주 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든 만큼 이행기간도 1주일 등 최소한만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