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무성, 미워도 다시 한번?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계기로 결별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17일 경남 함양군수 재선거 지원유세에서 조우했다. 이번 만남이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함양군수 재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상림숲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전 원내대표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와 마주치자 "미리 와 있었습니다"고 인사를 건넸고,박 전 대표는 가볍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1주일 전 당 지도부의 요청으로 선거 유세가 잡혀 있어 이번 만남이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2월 세종시법 수정안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수정에 반대했던 박 전 대표와 결별했다.

당시 김 전 원내대표는 "세종시에 대법원 등 7개 독립기관을 내려보내자"며 중재안을 내놨지만 박 전 대표는 일축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 말해 둘 사이가 멀어졌다. 이후 김 전 원내대표는 친이계의 추대로 원내대표에 올랐고 박 전 대표와는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엔 두 사람 사이에 '화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는 뼛속까지 친박"이라며 "박 전 대표와 스타일이 맞지 않아 잠시 멀어졌지만 곧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차기 대선을 위해 두 사람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