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서울대 법인화’ 공청회가 파행했다.서울대법인설립준비실행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려던 공청회는 법인화를 반대하는 학생 2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무산됐다.실행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총장 선출 방식과 학부모의 재경위원 참여 여부 등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정관에 반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회하자마자 방청석에 있던 이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요식행위에 불과한 공청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청회 중단을 요구하면서 삐그덕대기 시작했다.발제자로 참석한 최종원 법인설립추진단장이 “이번 공청회는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하는 자리”라고 반박하면서 주최측과 학생측 간 설전이 오갔다.

학생 20여명은 ‘법인화 추진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단상에 올라가 공청회 진행을 방해했다.방청석에서도 “공청회가 파행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지만 이번 공청회가 요식행위라는 점에는 동의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자유토론 형식으로라도 공청회를 강행하려던 실행위는 결국 이날 오후 3시께 공청회 중단을 선언했다.

박명진 교육부총장은 공청회 무산 직후 담화문을 내고 “서울대 구성원의 노력이 일부 학생과 직원들의 방해로 무산돼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서울대의 미래를 모색하는 대다수 구성원의 정당한 권리를 물리적 힘으로 제지하는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오는 20일 오후 2시께 교내에서 공청회를 다시 연다. 앞서 국립대법인화저지와교육공공성강화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대 문화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법인화법을 폐기해 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