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유럽 재정위기 해법 마련을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독일이 찬물을 끼얹었다. 총리와 재무장관이 동시에 "결정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인 스테펜 사르베르트는 이날 베를린에서 브리핑을 갖고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적자를 극복할 방안이 이번 주말 EU 정상회의에서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인 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사르베르트 대변인은 "위기를 종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면 내년까지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확충 문제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운영 방안만을 논의할 것"이라며 "각국 정상들은 재정정책을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EU 정상회의에서 결정적인 해답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번 주말 기적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9일 메르켈 총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이달 말까지 그리스 해법을 포함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해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위한 토털 패키지(종합 해결대책)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날 독일 수뇌부의 부정적 발언에 따라 해결책 마련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는 이날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독일에서 부정적 소식이 전해진 탓에 장중 하락 반전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