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세금으로 왜 그리스 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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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7주년 특별기획 2부 - '복지 버블'에 무너진 유럽
북유럽 국가, 반대 목소리 커져…프랑스는 "독일 등 지원에 인색"
북유럽 국가, 반대 목소리 커져…프랑스는 "독일 등 지원에 인색"
독일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는 볼프강 페이 씨(40).그는 독일 정부와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에 동의한 것을 두고 불만이 많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페이 씨는 "그리스인들이 노느라 허비한 돈을 왜 우리가 메워줘야 하냐"고 말했다. 유럽 기금은 재정위기에 처한 나라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최근 유로존 17개국 의회는 이 기금의 실질 대출 규모를 2500억유로에서 440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기금 출자비율은 각 국가 경제규모에 따라 다른데 독일이 25%로 가장 높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부담이 늘며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부유한 북유럽 국가 정치인들과 미국의 학자들이 이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 지원에 호의적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은 올해 치러진 7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반면 프랑스와 남유럽 국가들은 그리스의 탈퇴에 반대한다. 프랑스는 민간 은행들이 남유럽 국채에 돈이 물려 있기 때문에,이들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국채 가치 폭락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제롬 크릴 프랑스경제현황연구소(OFCE) 부소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면 다른 나라들도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유로존을 탈퇴한다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통일 후 옛 서독인들이 세금으로 동독인들을 지원하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어 지금도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 지원에 인색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니콜라 베롱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리스의 탈퇴는 유로존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으로 이번 기회에 유로존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벗어나면 통화 가치 폭락으로 당장은 대외부채가 증가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단일 통화의 한계를 보여준 유로존은 앞으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리=이태훈/프랑크푸르트=조귀동 기자 beje@hankyung.com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페이 씨는 "그리스인들이 노느라 허비한 돈을 왜 우리가 메워줘야 하냐"고 말했다. 유럽 기금은 재정위기에 처한 나라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최근 유로존 17개국 의회는 이 기금의 실질 대출 규모를 2500억유로에서 440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기금 출자비율은 각 국가 경제규모에 따라 다른데 독일이 25%로 가장 높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부담이 늘며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부유한 북유럽 국가 정치인들과 미국의 학자들이 이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 지원에 호의적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은 올해 치러진 7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반면 프랑스와 남유럽 국가들은 그리스의 탈퇴에 반대한다. 프랑스는 민간 은행들이 남유럽 국채에 돈이 물려 있기 때문에,이들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국채 가치 폭락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제롬 크릴 프랑스경제현황연구소(OFCE) 부소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면 다른 나라들도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유로존을 탈퇴한다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통일 후 옛 서독인들이 세금으로 동독인들을 지원하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어 지금도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 지원에 인색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니콜라 베롱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리스의 탈퇴는 유로존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으로 이번 기회에 유로존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벗어나면 통화 가치 폭락으로 당장은 대외부채가 증가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단일 통화의 한계를 보여준 유로존은 앞으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리=이태훈/프랑크푸르트=조귀동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