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해외 명품 최소 3년 vs 국내 브랜드 1년
인테리어 비용, 해외 명품 백화점 부담 vs 국내 브랜드 각자 부담

공정위, "백화점 수수료 국내 브랜드서 더 받는다"(상보)
루이비통, 샤넬과 같은 명품들이 백화점에서 낮은 수수료율과 계약기간, 부대 비용 등에서 국내브랜드에 비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해외 명품과 국내 유명브랜드 업체 16개사의 백화점 판매수수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0년 국내 매출액 기준 1~8위 해외 브랜드와 의류와 잡화에서 매출 상위 1~4위인 국내 8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백화점 해외명품 매장 중 33%는 월 수수료율이 15% 미만이며 최대 25%를 넘지 않았다. 반면 국내 유명브랜드 수수료율은 15% 미만인 매장이 한 곳도 없었다. 15%인 매장이 한 곳에 불과했다. 국내 브랜드의 입점 매장 315개 중 196개(비율 62%) 매장의 수수료율은 30% 이상으로 집계됐다.

해외명품은 대부분 매장을 임차해서 사용하고 그 대가로 판매액에 따른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불하는 '임대을'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국내 브랜드들은 유통업체가 반품 조건부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 매입해 판매하는 거래형태인 '특정매입'이 대부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정매입은 부가세의 사실상 선납에 따른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유통업체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해외명품은 계약기간이 최소 3년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체는 5년도 있었다. 이에 반해 국내 유명브랜드는 계약기간이 대부분 1년으로 거래의 안정성 측면에서 해외명품보다 불리했다.

판매수수료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해외 명품업체가 입점한 총 169개 매장 중 55개 매장(33%)의 수수료율이 15% 미만이었고, 49개 매장(29%)의 수수료율이 15% 이상에서 20% 미만이었다. 이들 업체는 월 임대료로 수수료를 지불하는데,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수수료(월 임대료)에 냉난방, 전기, 수도료 등 관리비까지 포함됐다.

백화점은 할인행사, 일정기준의 판매금액 초과 등의 경우에 판매수수료를 인하해 주기도 했다. 8개 해외 명품업체가 입점한 총 169개 매장 중 21%인 36개 매장은 최근 5년간(2006~2010년) 최저 1%포인트에서 최고 4%포인트까지 수수료율 인하가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 입점 매장 총 315개 매장 중 수수료율 20% 미만은 33개 매장(10%)이며 이중 1개 매장만이 15%였고 나머지는 이보다 높았다. 수수료율이 30% 이상인 경우는 196개 매장으로 총 입점 매장 315개의 62%였다.

국내 브랜드는 임대을의 경우 해외명품과 달리 관리비를 수수료(월 임대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신규 입점, 매장변경 시(1년 이내 제외) 인테리어 비용을 대부분 자신이 부담했다.

해외 명품이 입점 또는 매장변경 시 인테리어 비용의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백화점이 부담한 것과는 반대다. 브랜드력이 높은 3개 해외 업체는 백화점에서 대부분(80% 이상)을 부담하고 나머지 업체에 대해서도 최소 45% 이상 부담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정진욱 기업협력국 가맹유통과 과장은 "이번 수수료율 격차 분석 결과르 바탕으로 국내외 판매수수료율 격차의 발생 및 확대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 수준과 수수료 이외의 추가 부담 등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국내 의류 브랜드는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인더스트리, 한섬이었다. 잡화는 아모레퍼시픽, 성주디앤디, 이에프씨, 태진인터내셔날 등이다. 해외 명품은 루이비통코리아, 샤넬, 구찌그룹코리아, 리치몬트코리아, 버버리코리아, 프라다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등 8개 업체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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