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20대 소녀시대의 대변신…강렬한 드럼 사운드로 세계 도전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지난 6월 출시한 첫 정규앨범 '걸스 제너레이션' 판매량이 68만장을 넘어섰다. 외국 가수가 일본에서 내놓은 첫 정규 앨범 판매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다.

소녀시대는 6월 K팝 공연 사상 최초로 유럽 무대에 섰다. 일본 6개 도시 투어와 도쿄돔 공연에서 한국 걸그룹으로는 가장 많은 관객 30만명을 동원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19일에는 정규 3집 앨범 '더 보이즈'를 국내에서 내놓는다.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인 테디 라일리가 만든 타이틀곡 '더 보이즈'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같은 날 아이튠즈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한다.

미국에서는 다음달 이 앨범을 시판한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소녀시대 아홉 멤버는 일본 첫 정규 앨범이 불티나게 팔린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일본 6개 도시 순회 공연이 앨범 판매를 크게 끌어올렸어요. 우리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앨범을 많이 구입하거든요. "(리더 태연) "일본에서 공연할 때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소녀시대' 문신을 팔에 새긴 팬도 있었고요. 백발의 할아버지가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큰 힘을 얻었어요. "(서현) "작곡가들이 우리에게 맞는 음악을 준 것도 비결이죠.좋은 스태프와 작곡가들에게 공을 돌립니다. "(수영)

6월 파리 공연에서 얻은 감동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했다. "금발의 백인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한국어 노래를 부르면서 안무도 따라했어요. 한글 플래카드도 만들고 중간 중간 제스처를 취하는 응원법까지 익혔으니 우리 노래에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 금세 알겠더라고요. "(유리)

한국 걸그룹 중에서도 소녀시대의 인기가 최고인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기간 공연을 함께 하다 보니 멤버들끼리 뭉치고 단합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무대 위에서도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에너지와 자신감도 생겼어요. 갈등이 생겼을 때는 대화를 통해 풀어버립니다. "(윤아)

특정 장르만 고집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도 비결이다. 팬들은 이번엔 어떤 모습일까 하고 호기심을 갖게 된다. 새 앨범 '더 보이즈'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소녀시대 앨범 최초로 12곡 모두 영어로 썼다. 랩을 도입한 것도 최초다.

"강한 비트를 주면서도 편하게 할 수 있는 랩을 배웠어요. 안무도 리드미컬하면서 파워풀한 모습을 구현하는 데 힘썼어요. "(티파니)

세계 3대 프로듀서로 불리는 테디 라일리가 만든 '더 보이즈'는 강렬한 드럼 사운드와 리듬,독특한 구성의 화음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빚어냈다.

반복적인 리듬으로 자극하던 후크송 중심의 기존 노래 패턴에서 벗어났다. 수영은 수록곡 '봄날' 작사에도 참여했다.

"소녀시대는 나이에 걸맞게 성장해야만 해요. 데뷔 시절에는 열일곱 살이었지만 이제는 멤버들 모두 스무살이 넘었으니까요.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나이가 됐죠.귀여운 모습에서 멋진 모습으로 거듭날 때입니다. 소녀시대에 대한 정의도 달라져야 할 시점이고요. "(수영)

이들은 앞으로 끝없이 도전하고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녀시대에게 변화의 끝은 어디일지 우리 자신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곡들인 만큼 전 세계인이 들었을 때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소녀시대 고유의 색깔을 지키도록 노력했어요. 이 앨범을 다음달 미국에서 출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도전이고 영광입니다. "(태연)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