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 아닌 수익의 시대…임대주택 소형ㆍ표준화해야 성공"
"일본 부동산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섰습니다. 시세차익으로 돈 버는 시대는 가고,임대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지요. 캐피털(자산)이 아닌 인컴(수입)의 시대라는 뜻입니다. "

일본 최대 주택임대 전문회사인 레오팔레스21의 미야마 에이세이 회장(54)은 최근 도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미야마 회장은 "한국의 부동산시장도 점점 성숙기로 향하고 있어 일본처럼 임대주택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주택 성공 키워드는 표준화

미야마 회장은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를 보면 일본의 전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한국 주택시장을 분석해 봤는데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인구는 늘고 있고,수도권 주택 공급은 부족해 앞으로 임대주택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형 임대주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핵가족화 진행 속도가 일본보다 빨라 소형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임대주택에는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2~3년간 한국의 임대주택 20~30여건을 살펴 봤는데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수익을 얻는 것인 만큼 레오팔레스21처럼 건물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짓는 임대주택은 이런 것'이라고 수요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주택 표준화는 관리 비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레오팔레스21,소형주택으로 급성장

레오팔레스21의 핵심 경쟁력은 소형화다. 미야마 회장은 "토지주에게 제안해 소형주택을 건설하고,이를 임대 ·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관리하는 임대주택이 57만가구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평균 14가구 정도로 구성된 소형 임대주택을 짓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관리하는 건물은 4만여동에 이른다.

사업 초창기에는 시공하지 않은 건물들도 관리했지만 지금은 레오팔레스21이 직접 지은 건물만 임대 · 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야마 회장은 "브랜드 확대를 위해 주택의 통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전산 관리도 레오팔레스21의 강점이다. 그는 "레오팔레스21은 두 번에 걸쳐 각각 100억엔씩 총 200억엔을 전산 시스템에 투자했다"며 "어느 주택이 현재 사용되고 있고,임대인이 언제 나가는지,집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팔레스21은 매일 1200~1300건의 임대 계약을 하고 있다"며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도 파악해 입주민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등 해외 사업도 확대

레오팔레스21은 한국 중국 등지에서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야마 회장은 "해외에서 직접 건물을 짓지는 않겠지만 조인트 벤처(합작사) 등을 통해 브랜드를 확대하며 해외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지점을 활용해 노하우를 제공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며 "일본에서 거래하고 있는 기업 고객들의 네트워크를 이용, 직원들이 한국에 출장을 갈 때 임대를 알선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