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제 핵심은 부채 아닌 무너진 수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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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7주년 특별기획 2부 - '복지 버블'에 무너진 유럽
한스 베르너 진 獨 뮌헨대 교수
한스 베르너 진 獨 뮌헨대 교수
"그리스의 진짜 문제는 국가부채가 아니라 수출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며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떠나도록 하는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
한스 베르너 진 독일 뮌헨대 교수(63 · 사진)는 최근 베를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그리스 구제를 위해 유럽의 여러나라가 자금을 계속 투입하면 모두 부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거시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진 교수는 미국발 금융 위기의 해결책과 전망을 담은 '카지노 자본주의(2009년)' 등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그리스의 문제는 정부 부채가 아니다"며 "수출 경쟁력이 없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그리스의 소비 수준은 생산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 수준보다 17%가량 높다"며 "무역 적자가 계속됐지만 독일 프랑스 등에서 값싼 이자로 돈을 빌려 분수 넘치는 생활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지금처럼 특정 국가의 부채를 유로존 전체가 떠앉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뉴욕주가 1975년,미네소타주가 1974년 각각 주정부 파산을 선언했지만 중앙정부나 다른 주 정부가 이들을 돕지 않았다"며 "유로존도 각 나라의 빚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드라크마(그리스의 과거 통화 단위)를 다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면 부채가 평가절하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헤어컷(부채 탕감)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경상 수지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임금의 20~30% 정도는 깎아야 한다"며 "드라크마를 다시 쓰면 실질 임금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최근 금융 시장의 불안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위험 때문"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게 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 채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독일에 이어 앞으로 누가 남유럽 국가들의 채무를 떠맡을 것인지를 두고 미국 유럽 일본 등 경제 강국 간의 포커 게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를린=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한스 베르너 진 독일 뮌헨대 교수(63 · 사진)는 최근 베를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그리스 구제를 위해 유럽의 여러나라가 자금을 계속 투입하면 모두 부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거시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진 교수는 미국발 금융 위기의 해결책과 전망을 담은 '카지노 자본주의(2009년)' 등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그리스의 문제는 정부 부채가 아니다"며 "수출 경쟁력이 없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그리스의 소비 수준은 생산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 수준보다 17%가량 높다"며 "무역 적자가 계속됐지만 독일 프랑스 등에서 값싼 이자로 돈을 빌려 분수 넘치는 생활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지금처럼 특정 국가의 부채를 유로존 전체가 떠앉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뉴욕주가 1975년,미네소타주가 1974년 각각 주정부 파산을 선언했지만 중앙정부나 다른 주 정부가 이들을 돕지 않았다"며 "유로존도 각 나라의 빚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드라크마(그리스의 과거 통화 단위)를 다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면 부채가 평가절하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헤어컷(부채 탕감)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경상 수지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임금의 20~30% 정도는 깎아야 한다"며 "드라크마를 다시 쓰면 실질 임금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최근 금융 시장의 불안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위험 때문"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게 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 채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독일에 이어 앞으로 누가 남유럽 국가들의 채무를 떠맡을 것인지를 두고 미국 유럽 일본 등 경제 강국 간의 포커 게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를린=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