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네덜란드 가전업체 필립스가 4500여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필립스가 네덜란드에서 1400여명을 해고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3100여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필립스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8억유로(1조2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란스 반 하우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감원은 필립스를 되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필립스의 주가는 35% 폭락했다.

이에 비해 경쟁업체 지멘스 주가는 19% 정도 떨어졌다. 필립스의 지난 3분기 순익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7400만유로에 그쳤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53억9000만유로에 머물렀다.

세계 1위를 석권하고 있는 조명 분야에서도 이익율이 5.8%에 그쳤다. 필립스는 이를 10%대로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우텐 CEO는 “위기 극복을 위해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것” 이라며 “2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해 시장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분기 내내 전 세계 사업장을 돌면서 직원들에게 효율성 증대를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까지 TV사업도 접기로 하고 복잡한 관리직 구조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이런 노력을 통해 2013년까지 순익을 매출의 12~13%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율은 4~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