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獨 토그눔, 한국軍 관계자들에 향응 제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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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선박·에너지·방위산업 분야 고속 디젤엔진 제조업체인 독일 토그눔 AG의 자회사가 군수 중개인을 통해 한국군 관계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토그눔은 지난 1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로부터 2008년 한국의 잠수함 계약과 관련한 3건의 (비용)지급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은 뒤 세계적 회계 컨설팅 법인인 언스트 앤드 영에 이에 관한 조사를 맡겼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입수한 언스트 앤드 영의 조사 보고서 요약 부분 초안에 따르면 토그눔의 자회사인 MTU가 한국 기업인 정 모 씨의 회사와 은행계좌에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총 3990만유로(약 630억원)를 지급했다.
MTU의 중개인으로 활약한 정 씨는 해군에서 14년 복무하고 예편한 뒤 1977년부터 10년간 MTU에서 근무하다가 1987년 퇴사해 직접 회사를 설립했다. 1993년 해군 참모총장에게 군 장비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언스트 앤드 영이 조사 과정에서 면담한 한 MTU 간부는 정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MTU가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미션 수수 행위가 정 씨의 사업체인 S사와 MTU 양사의 사규에 모두 위배되자 양사는 커미션 지급과 관련해 이면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S사는 또 계약 관련 문건을 모두 국외로 반출했고 이에 따라 "한국 당국이 과거 여러 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관련 문건이 한국 내에 존재하지 않아 조사가 무위에 그쳤다"고 언스트 앤드 영은 밝혔다.
언스트 앤드 영에 따르면 S사와 MTU 양사는 또 MTU 제품 사용법을 설명하는 '직무훈련(OJT)' 명목으로 한국군 관계자들을 발리, 푸껫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의 휴양지로 초청하기도 했다.
한국군 관계자 초청에는 직무훈련이라는 '공식' 프로그램 이외에 '비공식'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S사와 MTU는 참가자들을 방콕 유흥가의 나이트클럽에 데려가기도 했고 골프 장비, 수영장비 등 '선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만 MTU는 정 씨에게 총액 110만유로에 달하는 21개의 수표를 지급했고 이 가운데 9개 수표는 MTU 직원이 현금화해 정 씨에게 넘겨주었다고 언스트 앤드 영이 밝혔다.
그는 "또 다른 문제는 MTU가 정 씨가 수행한 업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커미션을 지급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언스트 앤드 영은 보고서에서 "(정 씨의 업무를 평가한) 문건이 없어 커미션 지급액에 정당성을 부여할, 실제 중개인 서비스에 대한 평가 잣대가 불확실하다"고 기술했다. 정 씨는 언스트 앤드 영의 조사 과정에서 이에 대해 자신의 사업체가 프로젝트 엔지니어링과 계약 협상, 사후관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혹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와 조사를 맡은 언스트 앤드 영, 토그눔의 새 주인이 된 다임러와 롤스-로이스는 언급을 회피했다. 토그눔은 17일 "회사의 요청으로 언스트 앤드 영이 수개월에 걸쳐 조사를
진행 중이며 금주 내 언스트 앤드 영이 조사 보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의혹을 제기하며 토그눔에 이메일을 보냈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토그눔은 지난 1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로부터 2008년 한국의 잠수함 계약과 관련한 3건의 (비용)지급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은 뒤 세계적 회계 컨설팅 법인인 언스트 앤드 영에 이에 관한 조사를 맡겼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입수한 언스트 앤드 영의 조사 보고서 요약 부분 초안에 따르면 토그눔의 자회사인 MTU가 한국 기업인 정 모 씨의 회사와 은행계좌에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총 3990만유로(약 630억원)를 지급했다.
MTU의 중개인으로 활약한 정 씨는 해군에서 14년 복무하고 예편한 뒤 1977년부터 10년간 MTU에서 근무하다가 1987년 퇴사해 직접 회사를 설립했다. 1993년 해군 참모총장에게 군 장비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언스트 앤드 영이 조사 과정에서 면담한 한 MTU 간부는 정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MTU가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미션 수수 행위가 정 씨의 사업체인 S사와 MTU 양사의 사규에 모두 위배되자 양사는 커미션 지급과 관련해 이면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S사는 또 계약 관련 문건을 모두 국외로 반출했고 이에 따라 "한국 당국이 과거 여러 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관련 문건이 한국 내에 존재하지 않아 조사가 무위에 그쳤다"고 언스트 앤드 영은 밝혔다.
언스트 앤드 영에 따르면 S사와 MTU 양사는 또 MTU 제품 사용법을 설명하는 '직무훈련(OJT)' 명목으로 한국군 관계자들을 발리, 푸껫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의 휴양지로 초청하기도 했다.
한국군 관계자 초청에는 직무훈련이라는 '공식' 프로그램 이외에 '비공식'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S사와 MTU는 참가자들을 방콕 유흥가의 나이트클럽에 데려가기도 했고 골프 장비, 수영장비 등 '선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만 MTU는 정 씨에게 총액 110만유로에 달하는 21개의 수표를 지급했고 이 가운데 9개 수표는 MTU 직원이 현금화해 정 씨에게 넘겨주었다고 언스트 앤드 영이 밝혔다.
그는 "또 다른 문제는 MTU가 정 씨가 수행한 업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커미션을 지급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언스트 앤드 영은 보고서에서 "(정 씨의 업무를 평가한) 문건이 없어 커미션 지급액에 정당성을 부여할, 실제 중개인 서비스에 대한 평가 잣대가 불확실하다"고 기술했다. 정 씨는 언스트 앤드 영의 조사 과정에서 이에 대해 자신의 사업체가 프로젝트 엔지니어링과 계약 협상, 사후관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혹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와 조사를 맡은 언스트 앤드 영, 토그눔의 새 주인이 된 다임러와 롤스-로이스는 언급을 회피했다. 토그눔은 17일 "회사의 요청으로 언스트 앤드 영이 수개월에 걸쳐 조사를
진행 중이며 금주 내 언스트 앤드 영이 조사 보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의혹을 제기하며 토그눔에 이메일을 보냈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