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인간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어떤 특허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번 판결로 유럽의 줄기세포 연구도 위축될 전망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인간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상업적 이용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U는 1998년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근거로 순수 학문적 목적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만 허용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독일 법원이 줄기세포 기술 특허를 인정하면서 비롯됐다. 독일 본대학의 올리버 브뤼스틀레 교수는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1997년 법원으로부터 이 기술의 특허를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독일 법원의 특허 결정이 EU의 규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독일 법원은 그린피스의 손을 들어줬고 브뤼스틀레 교수가 항소하자 독일 연방법원이 ECJ에 '인간 배아' 문구와 용어에 대한 해석 기준을 요청한 것이다.

WSJ는 EU가 연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기술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생명공학 및 제약업계의 줄기세포 연구가 탄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뤼스틀레 교수는 "기술적 성과가 있어도 특허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릴 것"으로 우려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