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셋값 최고 1억 하락…전문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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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넘쳐 추가 하락" vs "내년 또 오를 것"
호가 내려도 거래 힘들어…다세대·빌라로 수요 이동도
중소형 전세는 오름세 지속
호가 내려도 거래 힘들어…다세대·빌라로 수요 이동도
중소형 전세는 오름세 지속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전세시장 향배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매일 시장을 접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주인이 두세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내려도 수요가 없어 계약을 체결하기 힘들다"며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2008년 이후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이 끊긴 여파로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부족한 데다 중소형 아파트의 월세 전환이 이어져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생기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전세 수요"
추석 연휴 이후 강남권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끊긴 시점에 가을 이사 수요가 예년보다 빨리 마무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연초 전세가 급등세에 놀란 세입자들이 재빨리 움직여 올해 가을철 전세 수요는 예년보다 빨리 끝났다"고 설명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우성 선경 은마 등의 전셋값이 이달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며 "공급이 수요를 웃돌아 임차인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비싼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하는 것도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는 요인이다. 잠실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외곽 이주가 힘든 세입자 가운데 상당수는 당초 살던 아파트 인근에 있는 다세대 빌라 등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내년 전세난 지속 의견 우세
서울과 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 등 중소형 아파트 밀집 단지의 전셋값은 오름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구 전셋값 상승률은 0.1%였지만 도봉 · 광진 · 종로 · 노원구 등은 0.5% 이상 올랐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팀장은 "전셋값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소형이 많은 단지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 아파트와 전셋값이 높은 강남권에선 하락하거나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 학군 수요가 시작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소형 아파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전세 매물도 많지 않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수도권 전세난으로 인해 연간 전셋값 상승률이 7~8%에 달했다"며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끊긴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외곽의 일부 지역에선 부산 대전 울산 속초 원주 등 지방에서처럼 전셋값이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