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대체에너지 주력…허창수 "미래 캐시카우로"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자회사인 에너지전문 사업회사 GS에너지를 설립한다고 19일 발표했다. ㈜GS가 갖고 있는 GS칼텍스 지분 전량(50%)을 떼어내(물적분할) 신설회사 GS에너지에 넘기기로 했다. 오는 11월29일 분할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자로 설립한다. 신설회사가 GS칼텍스를 지배하게 된다.
GS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신규 성장사업을 맡게 된다. 신에너지 사업 육성과 유전 및 전략광물 등의 자원개발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기존의 정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 등에 집중한다. GS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체제를 보다 견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그룹의 캐시카우인 정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미래 성장 가능 에너지 사업을 발굴,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GS에너지는 ㈜GS의 100% 자회사로,GS칼텍스 주식 50%를 보유하게 된다. ㈜GS의 재무구조와 GS칼텍스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구조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기업분할의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GS칼텍스 지분을 ㈜GS와 50%씩 나눠 갖고 있는 석유 메이저 셰브론의 간섭에서 벗어나 신성장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구도에서 GS칼텍스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셰브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GS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GS에너지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신성장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기존 사업과 신 사업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수직분할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지배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소재팀장은 "장기적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외에 GS칼텍스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분야를 보다 체계적으로 키워갈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GS에너지 신설을 발표한 이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4분기 GS 임원모임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상기시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GS칼텍스의 수출 비중이 60%에 근접하는 등 이미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며 "해외 사업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해외 재정위기는 우리에게 직접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중력을 높여 세부과제를 제대로 실천해갈 것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각 분야 선두기업들은 예외 없이 차별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가 일단락되면 누가 이 난국을 기회로 삼아 성공적으로 도약했는지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오늘의 위기를 발판으로 성장 분야에 창의적으로 도전해 혁신적인 미래형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룹 내 각사마다 비전이 있고 변화와 혁신의 DNA와 무한한 잠재력도 있다"고 격려했다.
위기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실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장기적으로는 동기부여 시스템을 다듬어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위험관리가 부실하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성장세를 유지,강화하는 것도 불가능한 만큼 보다 집중력을 발휘하고 세부과제들을 제대로 실천하는 길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