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장 필요없지만 '마이너스 통장'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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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700억弗로 증액
엔貨 외에 달러도 포함 '파격'…환율은 1100원까지 하락 가능성
엔貨 외에 달러도 포함 '파격'…환율은 1100원까지 하락 가능성
한 · 일 통화스와프 확대로 비상시 한국의 외화자금 동원 능력이 대폭 강화된다. 3000억달러가량의 외환보유액과 이미 체결돼 있는 한 · 중 통화스와프 260억달러,이번에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700억달러를 포함하면 가용 외환은 4000억달러에 육박한다. 글로벌 위기가 다시 닥쳐도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이 커졌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한 · 일 통화스와프 효과로 13원71전 내린 1131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예상 뛰어넘는 규모
한 · 일 통화스와프 확대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 일 재무장관 회담 때 먼저 제안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둔화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 따른 조치였다. 일본도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와 역내 금융시장 안정,한 · 일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통화스와프 확대에 동의했다.
통화스와프 확대 규모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당초 시장에선 300억달러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경험했듯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모가 충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양국 실무진에선 500억~700억달러를 놓고 저울질하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측이 700억달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 등 정치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경제 분야에서 만회하고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로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일본 기업도 나쁠 게 없다는 의미다. ◆정부 "실제 인출 계획 없다"
이번 통화스와프 확대의 또 다른 특징은 달러자금 교환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통상 통화스와프는 양국 통화가 대상이다.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데다 엔화를 빌려올 경우 다시 달러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 · 일 통화스와프 자금은 원 · 엔 스와프와 원 · 달러 스와프가 결합된 형태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한국이 인출할 때 일본에 700억달러 상당의 원화를 주고 일본으로부터 300억달러 상당의 엔화와 400억달러의 미국 달러화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300억달러는 당초 2008년 금융위기 때 3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증액됐다 지난해 4월 만기 도래로 원위치된 30억달러를 다시 늘린 것이다.
400억달러 중 100억달러는 아세안 10개국과 한 · 중 · 일이 맺은 통화교환 협정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금액이다. 나머지 300억달러는 한국은행과 일본 재무성 간 달러 교환이다. 그러나 정부는 "통화스와프 자금을 실제로 인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밖에 최근 한 · 미 정상회담에서 필요할 경우 양국 통화스와프 협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내년 4월 만료되지만 조만간 재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하락 전망 우세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통화스와프는 심리적 호재"라며 "장기적 재료는 아니지만 환율 급등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 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경태 기업은행 외환딜러는 "당초 예상보다 통화스와프 규모가 확대되면서 오늘 시장에서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통화스와프 확대로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은 것이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며 "동전의 양면"이라고 지적했다. 통화스와프가 확충된 만큼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쌓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주용석/이심기 기자 hohoboy@hankyung.com
◆시장 예상 뛰어넘는 규모
한 · 일 통화스와프 확대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 일 재무장관 회담 때 먼저 제안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둔화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 따른 조치였다. 일본도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와 역내 금융시장 안정,한 · 일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통화스와프 확대에 동의했다.
통화스와프 확대 규모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당초 시장에선 300억달러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경험했듯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모가 충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양국 실무진에선 500억~700억달러를 놓고 저울질하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측이 700억달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 등 정치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경제 분야에서 만회하고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로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일본 기업도 나쁠 게 없다는 의미다. ◆정부 "실제 인출 계획 없다"
이번 통화스와프 확대의 또 다른 특징은 달러자금 교환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통상 통화스와프는 양국 통화가 대상이다.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데다 엔화를 빌려올 경우 다시 달러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 · 일 통화스와프 자금은 원 · 엔 스와프와 원 · 달러 스와프가 결합된 형태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한국이 인출할 때 일본에 700억달러 상당의 원화를 주고 일본으로부터 300억달러 상당의 엔화와 400억달러의 미국 달러화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300억달러는 당초 2008년 금융위기 때 3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증액됐다 지난해 4월 만기 도래로 원위치된 30억달러를 다시 늘린 것이다.
400억달러 중 100억달러는 아세안 10개국과 한 · 중 · 일이 맺은 통화교환 협정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금액이다. 나머지 300억달러는 한국은행과 일본 재무성 간 달러 교환이다. 그러나 정부는 "통화스와프 자금을 실제로 인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밖에 최근 한 · 미 정상회담에서 필요할 경우 양국 통화스와프 협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내년 4월 만료되지만 조만간 재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하락 전망 우세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통화스와프는 심리적 호재"라며 "장기적 재료는 아니지만 환율 급등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 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경태 기업은행 외환딜러는 "당초 예상보다 통화스와프 규모가 확대되면서 오늘 시장에서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통화스와프 확대로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은 것이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며 "동전의 양면"이라고 지적했다. 통화스와프가 확충된 만큼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쌓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주용석/이심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