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인수 'M&A 귀재' 위지트로 대박
기업 인수 · 합병(M&A)으로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유명해진 김상철 소프트포럼 회장(사진)이 또 한 번 3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소모성 부품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인 위지트를 사모펀드인 제이더블유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다.

19일 위지트는 신한은행 등 채권단과 소프트포럼이 주식을 제이더블유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도예정 주식은 모두 3100만주(지분율 83.8%)다. 채권단은 159억원,최대주주는 87억원을 받게 된다.

소프트포럼은 지난해 3월 자회사인 다윈텍과 함께 위지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투자 규모는 55억원이었다. 소프트포럼은 자금 조달을 위해 2009년 9월 경기도 안산의 회사 소유 토지를 141억원에 처분했다. 김 회장은 1년 반 만에 32억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한컴 인수 'M&A 귀재' 위지트로 대박
자본잠식 등으로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던 위지트는 소프트포럼의 증자 참여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과정에서 2009년 12억원이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2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자금 투입을 통해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킨 뒤 적당한 대상에 매각해 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5~2007년 여러 건의 M&A를 진행, 수백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사출성형 업체인 대동을 인수한 뒤 3개월 만에 되팔아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2007년에는 소프트웨어 업체 아이티플러스를 인수해 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작년 9월에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인수금액이 670억원에 달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한컴은 1년 새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수 당시 4400원 선이던 한컴 주가는 이날 76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벌써 김 회장의 향후 행보가 관심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수익을 거두고 자금을 회수한 만큼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