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제친 '오픈마켓 1위' 타오바오 비결…판매 수수료 없애고 ‘보증제’로 소비자 신뢰 얻어

Hi CEO 경영교실

글로벌 오픈마켓인 이베이는 작년 기준 회원 수 1억5000만명, 매출 60조원을 기록하며 온라인 마켓의 강자로 위세를 자랑해왔다. 이처럼 강력한 선두주자가 버티고 있던 개인 대 개인 거래(C2C) 시장에 중국의 대표 오픈마켓 ‘타오바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 기준 매출 67조원, 회원 수 4억명, 연간성장률 105%를 기록하면서 이베이를 추월하며 온라인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중국에서의 매출로 글로벌 기업을 뛰어넘는 차이나 비즈니스의 힘, 타오바오의 성공비법에 대해 살펴보자.

#빛의 속도로 변하는 중국

중국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인터넷 시장이다. 1999년 200만명이었던 온라인 인구는 10년 만에 3억명으로 150배 증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오픈마켓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90%는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하며, 이 중 85%는 타오바오에서 사고 있다. 미국 유럽의 소비자들은 소매업체 자체 웹사이트에 들어가 쇼핑하는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타오바오 등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20% 수준이다. 그런데 타오바오의 회원은 4억명에 이른다.

#수수료 없애고 지원은 확실하게

타오바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첫째, 판매 수수료를 과감하게 없앴다. 다른 오픈마켓들은 판매자들이 상품 등록 수수료나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이를 없앴다는 것은 오픈마켓에서 이례적인 일로, 수많은 이용자와 다양한 상품이 몰려드는 효과를 만들 수 있었다.

둘째, 미니숍 개념 판매자의 웹페이지를 무료로 제공했다. 웹디자인을 못해도 쉽게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판매자 페이지 구성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른 오픈마켓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해주는 전략을 구사했다.

또 고객들이 판매자의 상품은 물론 신용도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신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런 신용평가를 참고로 판매자 페이지를 즐겨찾기 하거나 한 번 구매한 뒤에는 단골손님이 되는 구매습관을 갖고 있다.

셋째, 안전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TV 홈쇼핑에서 물건을 보고 구매를 했더라도 물건을 받은 뒤 결제를 할 만큼 상거래에서 불신 풍조가 심한 편이다. 타오바오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통해 인터넷 구매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알리페이는 10여개 중국 은행들과 손잡고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심 많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넷째, 중국 소비자들이 신뢰감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 보증 제도를 만들었다. 상품이 보증내용과 다를 경우 판매자가 맡긴 보증금으로 구매자에게 보상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로 판매자가 올린 이미지가 실제 받은 상품과 다를 경우 배상한다. 소비자는 7일 안에 조건 없이 환불받을 수 있다. 받은 상품이 가짜 상품이라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한다. 전자제품 같은 기계는 30일 내에 수리할 수 있으며, 빠른 배송을 보장해준다. 중국인들이 중시하는 신뢰 전략을 세우고 중국 소비자들의 거래습관과 스타일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왔다. 그 결과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다섯째는 전자상거래의 자연적인 흐름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려는 이용자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이 일상화하면서 오픈마켓 이용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문화 영향으로 중국에서 인기 있었던 일본 제품들이 한국 제품들로 대체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인터넷 판매자도 점차 늘고 있다. 국내 대표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의 경우 회원 수 1500만명, 매출 7조원으로 타오바오보다 규모의 한계가 있을 뿐더러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한국 판매자들의 진출 과제

중국 전자상거래의 잠재력과 소비자 참여 가능성에 비춰 볼 때 중국 인터넷 쇼핑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기업과 소규모 인터넷 판매자들이 타오바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교육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진출해서 성공한 판매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조사를 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의류, 화장품, 패션잡화 등이 인기 상품이지만 한류문화와 K팝 영향으로 ‘Designed by Korea’의 다양한 제품들이 빠른 속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은 경제 발전의 불균형과 지역 간 문화 및 특성의 차이 때문에 진출이 쉬운 건 아니다. 한국 인터넷 판매자가 중국 타오바오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언어다. 다행히 타오바오는 한국의 오픈마켓처럼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직접 전화 통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실시간 채팅으로 흥정이나 문의, 주문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실시간 중국어 채팅만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전문 콜센터를 이용하면 한국인 판매자도 언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중국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커뮤니티가 필요하고, 연고가 없는 곳에서 신용점수를 쌓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 온라인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도전할 만하다.

관심을 가진 국내 판매자들이 중국에 통장을 개설하는 것부터 현지 콜센터 직원을 두는 것까지 일사천리로 비즈니스를 진행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머잖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한국 판매자들의 파워가 커질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된다. 타오바오는 세계 오픈마켓 중 가장 높은 수익률과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판매자들에게는 아직 블루오션이다. 타오바오에서 한국인 판매자의 성공 스토리가 써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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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복 타오바오코리아 총괄이사 giboki@nate.com

△인천대 건축학과 졸업 △한경아카데미 인터넷창업스쿨 소장, (주)하오산동이사




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