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20일 히말라야에서 박영석 대장이 실종된 사실과 관련,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강남구 산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책회의를 앞두고 “아직은 상황을 단정할 수 없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장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을 등반하다가 지난 18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7시15분)에 “눈과 가스를 동반한 낙석으로 운행을 중단한다. 전진캠프로 하산할 예정”이라고 위성전화로 연락한 뒤 캠프와 접촉이 끊어졌다.

이 회장은 “하산한다고 알려온 뒤로 이미 도착했어야 하는 시간인데 오지 않아 사고가 걱정된다” 며 “통신기기를 잃어버리고서 어디에 매달려 있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박 대장이 있던 곳의 지형을 보면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곳이라서 매달려 있을 곳도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이날 오전 7시 네팔 카트만두에서 급하게 헬리콥터를 띄워 수색에 나섰다. 헬리콥터로 박 대장이 등반하던 지역을 살피고 나서 원정대가 발견되지 않으면 해당 지형을 잘 아는 셰르파 4명을 투입해 인력으로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박 대장이 도전한 남벽은 2009년 일본 원정대 4명이 도전했다가 사고가 난 곳” 이라며 “우리가 부른 셰르파들은 당시 작업에 동참한 노련한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장은 강기석, 신동민 대원 등 2명과 함께 원정대를 꾸려 안나푸르나 남벽에 도전했다. 안나푸르나는 해발고도 8,091m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봉우리 가운데 하나다. 박 대장은 가장 험난한 측면으로 꼽히는 남벽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등반을 시작했다.

남벽은 길이가 3,500m에 달하고 해발 5,000m 전진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눈이 쌓이지 않을 정도로 가파른 암벽이 2,000m나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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