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블루칩 화가' 그림값, 올 김환기 53%ㆍ이우환 49%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김환기 이우환 김종학 이대원 씨의 작품값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대표 서성록)가 20일 발표한 '올 상반기 작품 가격지수(KAMP52)'에 따르면 김환기의 작품은 지난 1년간 53%나 오르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우환은 49%,이대원은 48%,김종학은 37%의 상승률을 보였다.

2006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6년간 작품 가격 상승률에서도 김종학 142%,김환기 136%,이대원 122%,이우환 89%를 기록했다. 이는 김종학 작품이 2006년 점당 평균 1229만원에 거래됐다면 올해 6월 말 점당 2960만원으로 두 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는 뜻이다.

올 들어 화가들의 점당 평균 매매가는 박수근이 16억1601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작품의 재료,바탕,크기보다는 화가의 명성과 스토리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이중섭이 13억5914만원,천경자가 4억5196만원으로 2,3위를 차지했고 김환기(3억4255만원),장욱진(3억3794만원),이우환(1억8947만원),도상봉(1억8302만원),이대원(1억627만원),오지호(8446만원),유영국(8125만원)이 뒤를 이었다. 50대 중견작가 오치균과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은 각각 11위,13위에 올랐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또 올 상반기 블루칩 화가 52명의 작품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27%로 주식(2.4%)이나 서울지역 아파트(0.4%)보다 높았다고 발표했다.

미술품 투자수익률은 1999년 108.5%까지 올라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미술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2007년 미술품 투자수익률은 다시 99.4%로 치솟았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6.64%,국공채는 5.2%,부동산은 9.2% 상승에 그쳤다.

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그림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채권보다 위험 부담이 높아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이지만 인기 화가들의 작품 가격은 투자 위험이 적은 고수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미술품은 유가증권이나 부동산과 달리 환금성이 떨어지지만 전통적인 인기 작가의 미술품에 대한 투자를 적절히 병행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수익도 높다는 얘기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미술품의 낙찰 순위와 총 거래금액 순위 등을 바탕으로 한국 미술시장의 가격체계(KAMP · Korea Art Market Price)와 미술품 가격지수인 'KAMP52'를 개발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