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 "한국 미인대회서 성상납 강요 받아" 주장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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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우리나라의 부산에서 열린 '2011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대회'에 참가한 영국 여성 에이미 윌러튼(19)은 "주최 측 관계자들로부터 성희롱을 받았다" 면서 "강제로 옷을 벗기려 하고 몸을 더듬는 등 두 차례나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참가자들도 비슷한 성관계를 요구 받았다" 면서 "항의를 했지만 돌아온 건 '대회에서 수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 뿐이었다. 성형수술을 제안받은 참가자들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성상납'을 하거나 '뇌물'을 줘야 수상을 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월러튼과 몇몇 참가자들은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이들은 경찰을 불렀지만 헛수고였다. 윌러튼은 "경찰이 출동하자 대회 관계자들은 곧바로 지갑을 꺼내 돈을 건넸다" 면서 "심지어 우리를 뒤로 밀쳐서 말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통역사는 우리의 말을 전혀 통역할 생각도 없어보였다. 어떻게 할 여지가 없었다. 당시 우리는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윌러튼은 대회 참가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윌러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식사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고 주최 측이 본래 지급하기로 했던 600파운드(한화 약 107만원)의 비행기 값도 지불하지 않았다. 참지 못한 윌러튼은 지난 14일 미스 가이아나와 미스 코스타리카와 함께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돌아왔다.
월러튼은 BBC를 통해 법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사조직위원장인 로렌스 최 씨는 “불미스러운 일이 거론 된 것 자체가 부끄러운 노릇이지만 일단은 내부 조사를 확실히 하겠다” 면서 "현재로서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이어 “이번 대회 진행이 다소 미숙했던 것은 사실이다. 운영이 허술했던 점과 다국적 문화의 차이를 제대로 아우르지 못한 실수는 참가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참가자들에게 사과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러 번의 리허설이 진행되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식사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면서 "호텔비를 지급하지 못해 경찰이 왔고 돈을 건 낸 것은 호텔비를 지불 한 것이다. 수상을 하지 못한 일부 참가자들의 불만에 의한 다소의 과장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미스 아시아-퍼시픽 월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만든 미인대회로 대회 조직위는 모두 한국 사람이다. 대회는 지난 1일부터 15일 동안 2주간 치러졌으며 서울, 대구를 거쳐 부산에서 최종 결선이 열렸다. 우승 상금은 2만달러(2300만원)였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