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34억벌 만드는 규모…年 20억 달러 수출 효과
李대통령 준공식 참석
현대건설 사장 시절 공사…중동 프로젝트 큰 관심
2007년 가을,에쓰오일 이사회에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 측에서 임명한 사미르 에이 투바이엡 사장과 그해 4월 2대주주가 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 이사회 멤버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 핵심 안건은 투자비 1조3000억원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이 회사 자기자본 2조3367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였다. 투자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4년 뒤인 20일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준공식을 가졌다.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70만t의 파라자일렌과 연간 56만t 규모의 벤젠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날 준공식엔 이명박 대통령과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광물부 장관,알 팔리 사우디아람코 총재 등 국내외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최대 규모 PX 생산능력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준공으로 에쓰오일은 연간 170만t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췄다. 파라자일렌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에쓰오일은 증설을 계기로 해외 판매를 강화해 연간 20억달러 이상의 수출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은 "세계 파라자일렌 수요의 79%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 확충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준공식 찾은 이유
이날 준공식에 이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중동 지역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반영한다. 원전 건설과 각종 플랜트,도시 건설,대형 유조선 수주와 에너지 사업 등에서 중동지역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대통령과 에쓰오일의 각별한 인연도 눈길을 끈다. 인연의 끈은 30여년 전 에쓰오일의 전신인 쌍용정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온산공장엔 거대한 정유설비들이 들어서 있지만 당시엔 허허벌판인 울산 바닷가였다.
1976년 설립된 쌍용정유는 70년대 후반 온산에 공장을 짓기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다. 1980년 처음 공장이 가동될 때까지 터를 다지는 기초공사와 주요 설비 설치를 현대건설이 주로 맡아 진행했고,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이 대통령이었다.
◆ 파라자일렌(PX)
면화,양털 등 천연섬유 대체재인 합성섬유 폴리에스터의 기초 원료.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다.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연간 170만t의 PX로 34억벌의 옷을 만들 수 있다. 면화로는 서울 면적의 40배에 이르는 목화 농장이 필요하다.
온산=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