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음 신용버블은 학자금 대출이다. "(시애틀타임스)

학자금 대출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연체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20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를 인용,"지난해 미국 신규 학자금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올해까지 누적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5년 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대학생 1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액은 4963달러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0년 전에 비해 63% 급증한 것이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 규모는 신용카드 사용액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가 줄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은 감소했지만 학자금 대출은 반대로 급증했다.

신용카드 등과 달리 학자금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2007년 6.7%였던 학자금 연체율은 2009년에는 8.8%로 뛰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대출받은 학자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해 9월 청년실업률(20~25세)은 15.8%에 달했다. 파산 신청을 하는 대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2009년 미국 전체 대학생 중 파산한 대학생 비율은 8.8%에 달했다.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학자금 대출 부실화는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취업 후 돈을 벌더라도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소비가 증가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 회복도 어렵다는 얘기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