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ㆍLG패션과 '강남 승부'
코오롱FnC는 서울 청담동에 따로 떨어져 있는 프리미엄패션(PF)사업부 직원 30여명과 쿠론 사업부 16명 등을 포함,총 1000여명을 한데 모아 패션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백덕현 코오롱FnC부문 대표는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새 사옥을 창의적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며 "이번 사옥 이전은 단순히 사무공간을 옮기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등 모든 면에서 아주 큰 변화이기 때문에 모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오롱이 패션 중심지인 서울 강남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아웃도어뿐 아니라 남성복,명품,스포츠,골프,여성복,잡화 등 모든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의지라는 설명이다.
코오롱상사 안에서 작은 패션사업부로 시작했던 코오롱FnC는 과천에서 10년 동안 연매출 1조2000억원(2010년) 규모로 성장,이젠 제일모직 LG패션 등과 함께 패션업체 '빅3'로 꼽히게 됐다. 코오롱FnC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5%가량 증가한 약 1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번 사옥이전 방침에 대해 "유통의 중심지이자 패션의 중심지인 강남역으로 터전을 옮겨 좀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업체 1위인 제일모직은 2008년부터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8개층을 임대해 여성복 사업부(구호,르베이지,데레쿠니)와 해외상품사업부(이세이미야케,니나리찌,토리버치,10꼬르소꼬모,망고,발렉스트라,블리커,꼼데가르송,산티아 마리아 노벨라)를 운영해왔다.
LG패션은 이미 1990년대부터 서울 신사동 동관,별관,신관 등의 건물을 매입해 본거지를 마련했다. LG상사로부터 독립하기 전인 1993년 2월에 LG상사 건물인 서관(수입브랜드사업부)에 입주했고,1996년 3월엔 동관(여성복사업부) 건물을 지었다. LG상사에서 분리된 시점(2006년)엔 별관(2005년)과 신관(2006년) 건물을 매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LG패션이 신사동에 자리잡은 것처럼 코오롱FnC도 패션의 중심지에 터전을 잡기 위해 오랜 기간 장소를 물색해온 것으로 안다"며 "수송동에 있는 제일모직이 여성복과 해외브랜드를 신사동으로 옮긴 상황에서 코오롱FnC까지 강남으로 들어오면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