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4900억 적자…"中 LCD 투자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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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값 원가 이하 추락…올 누적적자 7800억 달해
회사측 "환차손만 2300억"…"4분기에 적자 폭 줄일 것"
회사측 "환차손만 2300억"…"4분기에 적자 폭 줄일 것"
LG디스플레이가 지난 3분기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다. 시장에선 '어닝 쇼크'로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TV 수요 부진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값 하락의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업황도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LCD부문 신규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광저우에 지을 예정이던 LCD 패널 공장 건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3분기 실적 "충격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일 실적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6조2687억원,영업손실 49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 2분기보다 소폭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2분기(480억원)보다 9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손실 폭은 기존 최저치인 2009년 1분기 4120억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누적 적자 규모는 7796억원이 됐다.
회사 측은 3분기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던 건 원 · 달러 환율에 따른 환차손이 예상보다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수 사장은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외화선수금 등에 대한 평가손이 발생해 재무제표상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충격이 컸던 점을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주력제품인 40~42인치 패널 값은 5~7월 237달러대를 유지했으나 8월 219달러,9월 212달러로 급락했다. 패널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4분기 이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TV 수요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TV시장 성장률(전년 대비)이 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수요가 극히 부진할 것이란 얘기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올림픽이 있다고 해도 LCD 패널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소규모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 · CFO)도 "현재로선 턴어라운드(실적개선) 시점을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CD 투자 '올스톱'
3분기 이후 업황 전망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판단 아래 LG디스플레이는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 부사장은 "올 연말과 내년 1분기에 진행하는 파주 P9 LCD 공장 투자 이후에는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라인 보완투자 외에는 사실상 LCD부문 투자를 '올스톱'하겠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라인 보완투자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에 총 2조원대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OLED에는 내년에 5000억~6000억원을 새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저우에 짓기로 했던 8세대 LCD패널 라인 투자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 부사장은 "중국 투자는 전면 철회를 포함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투자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업황이 여전히 불확실해 중국 공장 착공시기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지 투자를 않겠다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11월 중국 광저우시와 8세대 LCD패널 공장을 짓기로 협약을 맺었다. 2조~3조원을 투입해 월 12만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의 생산규모로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투자승인을 작년 2분기에서 올해 2분기로 늦춤에 따라 착공시기를 계속 미뤄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