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가 올해 4.1%의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또 2년 전 초임이 20% 삭감됐던 신입행원 임금을 원상 회복시키기로 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1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사용자협의회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금융공기업 은행연합회 등 3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 노사가 협상개시 6개월 만에 타결한 이번 인상률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올해 4.1%) 수준이다. 당초 노조가 '8%+α'의 인상안을 고집하면서 난항을 겪었지만 금융권 '탐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던 게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금융권 고임금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면서 과도한 성과보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각 회원사 노사는 총액임금 대비 4.1% 인상안을 기준으로 삼되 개별 상황에 맞게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사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과 2009년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고 작년엔 시중은행들만 2%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임금 인상분은 지난 1월1일부로 소급 적용되는 만큼 금융권 직원들은 올 1~9월 인상액을 다음달 한꺼번에 수령하게 된다.

노사는 또 2009년 2월 이후 채용된 대졸 신입사원들의 임금을 대폭 올려주기로 했다. 당초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대졸 초임을 종전보다 20% 낮췄지만,최근 정부가 공기업 초임을 상향 조정해주기로 한데다 기존 직원들 간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신입사원 임금을 향후 2년에 걸쳐 20% 올려준다는 가이드라인을 뒀지만,개별 회원사 노사가 협상을 통해 인상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입사원 임금 인상은 지난 7월1일자로 소급 적용되는 방식이며,인상폭은 1인당 600만~800만원이다.

다만 금융권 급여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불안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채 '자기 잇속'만 챙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