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서울대 법인화 공청회가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반발로 또 다시 무산됐다.서울대는 20일 오후 2시께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법인 설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공청회 시작 1시간20분여 만에 학생 2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중단됐다.

공청회는 지난 17일에도 서울대법인화반대공동대책위원회 학생 2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파행한 바 있다.이날 공청회는 분과별 보고,패널 토론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당초 일정과 달리 교수와 학생,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질의를 하면서 혼란을 빚기 시작했다.

이지윤 총학생회장은 “방금 발표한 교내 설문조사는 겨우 400여명의 의견을 모은 것으로 대표성을 띄지 못한다“며 “법인화를 전제로 여는 형식적인 공청회를 거부한다”고 말했다.김현옥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장도 “법인화로 인해 공무원 신분을 박탈 당하게 생겼다”며 “서울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등 공청회가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원우 학생부처장은 그러나 “법인화 법 폐기는 국회의 권한이지 서울대에서 폐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오늘은 법인화 정관에 대해 발표하고 토의하는 자리이니 공청회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사회자로 나선 이준구 교수가 “공청회 마지막 순서로 학생들이 질의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주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법인화 추진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단상을 점거했다.

서울대는 지난 12일 내년 1월 2일 법인화 전환을 목표로 ’수익사업 조항‘ 등을 명시한 서울대 법인화 법안 정관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법인화 정관은 공청회 이후 법인 설립준비위원회 의결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인가를 거쳐 12월께 확정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