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철권통치 카다피, 고향 마을서 '비참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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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서 "쏘지마! 쏘지마!" 고함…시민군, 권총 사살
트리폴리 함락 2개월 만에…함께 있던 국방장관 즉사
트리폴리 함락 2개월 만에…함께 있던 국방장관 즉사
"쏘지마! 쏘지마!"
고향 시르테에 은신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69)도 총 앞에선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20일 카다피를 발견한 시민군 중 한 명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시민군과 맞닥뜨린 순간 총을 쏘지 말라고 두 번이나 소리쳤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카다피는 카키색 군복에 터번을 둘러쓰고 측근들과 함께 방공호에 숨어 있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방공호에 진입한 시민군이 카다피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한 병사가 카다피에게 권총을 발사했다.
외신들은 카다피가 머리와 두 다리에 심각한 총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체포 직후 "카다피가 '다리를 다쳤다'고 말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고 전했다. 카다피를 밀착 경호했던 아부 바크르 유니스 국방장관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시민군은 곧바로 카다피를 앰뷸런스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하지만 총상 정도와 출혈이 심해 카다피는 결국 숨졌다. 지난 8월20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한 후 정확히 2개월 만에 카다피는 최후를 맞았다. CNN은 병원에 후송된 후 사망한 카다피의 모습을 공개했다. 흰색 천에 둘러싸인 카다피는 놀란 표정에 가늘게 눈을 뜬 채 죽음을 맞은 것으로 보였다.
지난 8월23일 자신의 근거지였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가 함락된 후 카다피는 친위대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로 탈출해 최후의 반격을 노렸다. 당초 튀니지 망명설 등이 나왔지만 카다피는 남아 있던 정부군을 규합해 시르테와 바니 왈리드를 거점으로 거세게 저항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바니 왈리드가 시민군에게 넘어가면서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다. 이날 시르테 진격과 동시에 시민군은 카다피가 숨어 있던 방공호를 찾아내고 내전을 종결지었다.
해외 각국 정상들은 카다피 사망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세상의 영광은 이렇게 지나가버린다(Sic transit gloria mundi)'라는 라틴어 문구를 인용하고 "이제 전쟁은 끝났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리비아에 평화가 오고 리비아의 모든 세력이 권력 구도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독재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트리폴리를 전격 방문했다. 클린턴 장관은 당시 리비아 시민군이 카다피의 시르테 은신처를 확보하고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영/장성호 기자 bono@hankyung.com
고향 시르테에 은신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69)도 총 앞에선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20일 카다피를 발견한 시민군 중 한 명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시민군과 맞닥뜨린 순간 총을 쏘지 말라고 두 번이나 소리쳤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카다피는 카키색 군복에 터번을 둘러쓰고 측근들과 함께 방공호에 숨어 있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방공호에 진입한 시민군이 카다피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한 병사가 카다피에게 권총을 발사했다.
외신들은 카다피가 머리와 두 다리에 심각한 총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체포 직후 "카다피가 '다리를 다쳤다'고 말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고 전했다. 카다피를 밀착 경호했던 아부 바크르 유니스 국방장관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시민군은 곧바로 카다피를 앰뷸런스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하지만 총상 정도와 출혈이 심해 카다피는 결국 숨졌다. 지난 8월20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한 후 정확히 2개월 만에 카다피는 최후를 맞았다. CNN은 병원에 후송된 후 사망한 카다피의 모습을 공개했다. 흰색 천에 둘러싸인 카다피는 놀란 표정에 가늘게 눈을 뜬 채 죽음을 맞은 것으로 보였다.
지난 8월23일 자신의 근거지였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가 함락된 후 카다피는 친위대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로 탈출해 최후의 반격을 노렸다. 당초 튀니지 망명설 등이 나왔지만 카다피는 남아 있던 정부군을 규합해 시르테와 바니 왈리드를 거점으로 거세게 저항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바니 왈리드가 시민군에게 넘어가면서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다. 이날 시르테 진격과 동시에 시민군은 카다피가 숨어 있던 방공호를 찾아내고 내전을 종결지었다.
해외 각국 정상들은 카다피 사망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세상의 영광은 이렇게 지나가버린다(Sic transit gloria mundi)'라는 라틴어 문구를 인용하고 "이제 전쟁은 끝났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리비아에 평화가 오고 리비아의 모든 세력이 권력 구도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독재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트리폴리를 전격 방문했다. 클린턴 장관은 당시 리비아 시민군이 카다피의 시르테 은신처를 확보하고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영/장성호 기자 bono@hankyung.com